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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회장 “모든 것은 내 불찰…전문경영인에겐 선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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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침대에 들려 법원을 나서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사진=김학선 기자>
[뉴스핌=강필성 기자] “모든 잘못은 본인의 불찰로 인한 것으로 통렬한 반성 중입니다. 다만 전문경영인에게는 관대한 처분을 바랍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변호인을 통해 남긴 최후 진술이다. 김 회장은 이날 결심 공판에 직접 참석했지만 건강상의 문제로 간이침대에 누워 법정에 입장했다가 20분만에 퇴장했다. 이때문일까.

1일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윤성원) 심리로 열린 김 회장의 결심 공판은 어느때보다 치열한 법리 공방이 오갔다.

이날 검찰 측은 “기업범죄가 공정사회와 시장질서를 어지럽힌다. 반기업 정서 회복을 위해서는 엄정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김 회장은 1심에서 최태원 SK 회장이나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보다 죄질에 비해 더 낮은 형량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검찰은 김 회장에게 징역 9년, 벌금 1500억원을 구형했다. 이는 1심의 구형과 같은 형량이다.

검찰 측은 “이사건 김 회장의 주머니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피고인은 주장하지만 한유통 부실을 메우기 위해 계열사에서 유출된 금액은 3000여억원이 되는데, 이 방법은 횡령에 가깝다”며 “이렇게 불법적 유출된 돈은 개인회사 변제에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검찰은 “김 회장이 극심한 우울증과 조기치매 등으로 사실상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다고 하고 있지만 접견문을 보면 사실이 아니다”라며 “김 회장은 구속기간 내내 프로야구와 그룹 창립기념행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까지 세밀한 부분까지 모두 지시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이 그룹 경영의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하나하나 개입했다는 반증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에 반해 김 회장 변호인 측의 대응도 거셌다.

변호인 측은 최후 변론 과정에서 “세상에, 구치소 기록을 가지고 법조인이 이런…”이라고 말하거나 “검찰 주장에 기가 막힌다”, “쓰레기를 모아둔다고 증거가 되겠나” 등의 거친 어휘를 써가며 검찰의 주장에 맞섰다.

변호인 측은 “애초에 검찰의 무리한 수사와 기소가 문제였다”며 “5개월 이상 수사하고 37곳을 13회 압수수색했고 계좌추적도 19회 이상했다. 소환된 사람만 350명에 달하는데 정치자금을 찾지 못하자 억지로 기소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세상 어느 기업이 경영상의 실패를 대주주가 갚나”라며 “검찰은 주식회사 제도를 부인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 회장 측은 한유통·웰럽은 개인의 이익추구가 아닌 성공한 구조조정으로 실제 이 과정에서 손해를 본 것은 아무도 없다는 입장이다. IMF 당시 그룹의 연쇄부도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경영판단이었다는 것이다.

특히 검찰이 차명 회사로 지목하는 한유통·웰럽에 대해서 “김 회장이 이를 인수할 이유가 없다”며 “동생인 김호연 빙그레 전 회장이 계열분리 당시 두고간 그야말로 ‘깡통’회사다”라고 말했다.

변호인은 오히려 김 회장의 유죄를 인정하더라도 감경요소 6개를 감안하면 집행유예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변호인 측은 최후 변론의 마지막에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이라는 한자성어를 제시했다. 이는 태산이 떠나갈 듯 요동치게 하더니 뛰어나온 것은 쥐 한 마리 뿐이었다는 뜻으로 검찰이 소란만 떨고 정작 죄가 될 것은 거의 없다는 뜻을 비유한 것이다.

이번 결심공판에서 김 회장 변호인 측과 검찰의 신경전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엿보여주는 대목이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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