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이강규 기자]S&P500지수가 3주간의 도전 끝에 지난주 사상최고종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하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S&P500지수는 28일(목요일) 13거래일 동안 완강히 버티던 강력한 저항선을 돌파했으나 일부 전문가들은 새로 수립된 이정표에서 추가 상승이 아닌 시장 후퇴의 조짐을 읽어냈다.
사상최고종가를 향한 도전과정에서 시장은 상승기조를 유지했으나 상방 움직임은 일반적으로 축소됐다. 오름폭이 갈수록 좁아진 것은 추가 상승을 위해 시장이 강력한 새로운 촉매제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꿔말하면 시장 후퇴의 시점에 도달했다는 뜻이다.
S&P500지수는 올해 10% 가까이 올랐다. 강력한 기업 어닝 성장과 연방준비제도의 수용적 통화정책이 합작한 결과다. 그러나 키프로스의 금융구제안이 불러온 불안감이 아직 완전히 진정되지 않았고 경제의 맥박도 고르지 못하다.
S&P500지수는 28일(현지시간) 약세를 틈탄 저가매입세 유입에 의지해 1569.19를 찍으며 2007년 10월 9일에 수립된 사상최고종가를 경신하면서 역대 장중최고가인 1576.09를 가시권 안에 두고 있다.
3월 5일 사상최고종가를 갈아치운 다우지수도 최고가행진을 거듭하며 28일 1만4578.54로 마감했다.
겉으로 드러난 결과는 화려하지만 잘 뜯어보면 시장 후퇴의 그림자가 깔려 있다.
S&P500지수는 지난 13주간 11차례 상승세를 기록했으나 지난 2주새 0.4% 전진하는데 그쳤다. 이와 대조적으로 시장의 불안감을 측정하는 척도인 CBOE변동성지수(VIX)는 같은 기간 무려 14.5% 뛰었다. 이는 단기 시장 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배경이다.
이번주에는 시장에 임팩트를 가할 이벤트와 지표들이 대기중이다. 그중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역시 금요일에 나올 비농업부문 월간고용지표다.
시장 전문가들은 3월 한달간 비농업부문에서 19만 7000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겼을 것으로 전망한다. 직전월에 늘어난 23만 6000개의 일자리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예상이 들어맞는다면 노동시장의 꾸준한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실업률은 7.7%에서 변화를 보이지 않을 전망이다.
이이러니칼하게도 강력한 월간고용보고서는 오히려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 노동시장이 현저히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는 통화부양을 조기에 종료하도록 연준을 압박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연준은 아직 부양정책의 변경을 시사하지 않고 있고 당분간 현상유지를 택할 것으로 보이지만 만일 월간 채권 매입 규모를 축소할 경우 주가는 직격탄을 맞게 된다.
따라서 3월의 일자리 증가가 시장의 예상을 크게 상회하거나 밑돌지 않고 전문가 기대수준에 부합해야 증시에 보탬이 된다.
비농업부문 월간 고용보고서외에 월요일에 나올 미국의 3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 소비자 지출 추이를 엿볼 수 있는 화요일의 자동차판매 보고서, 수요일로 예정된 오토데이터프로세싱(ADP)사의 민간 고용보고서, 같은 날 발표되는 ISM서비스업지수도 시장에 방향성을 제시할만한 자료들이다.
이번주에도 키프로스는 관심의 한복판에 위치할 것으로 보인다. 키프로스는 디폴트를 피하기 위해 은행예금주들이 손실을 분담한다는 조건하에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로부터 100억 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기로 합의했다.
키프로스 정부는 28일 근 2주만에 은행이 영업을 재개하는 것과 동시에 대규모 예금인출(뱅크 런)을 막기 위한 자본통제를 시행했다. 시장은 키프로스 구제금융 방식이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경제규모가 훯씬 큰 유로존내 다른 회원국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강규 기자 (kang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