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토 A증시와 홍콩으로 U탄 기업 급증
[뉴스핌=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중국기업들의 미국증시 상장발걸음이 뚝 끊기고 기존에 낙스닥과 뉴욕거래소에 상장했던 기업들도 상장을 폐지해 사유화하는 회귀(U 턴)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들어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호조를 보이고 있는것과는 달리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테마주들은 바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따라 많은 중국 기업들은 '상장 폐지,사유화(주식을 되사들임)'를 추진하고 나섰으며 본토 A주 증시와 홍콩 증시에서 재 상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텅쉰 인터넷 사이트는 29일 "한때 나스닥에서 벼락부자가 되고 명성을 날렸던 중국 테마주들의 영화가 저물었다"며 "이제 어떻게 하면 성공적으로 발을 뺄수 있을까하는게 미국 증시 중국 기업들의 고민"이라고 전했다.
미국 증시의 중국 상장 기업들에게 본토 회귀가 최상의 선택으로 떠오른 가운데 중국의 IT교육업체 안보(安博)교육은 3월 26일 상장폐지후 사유화 계획을 밝혔다. 미 증시에 진출한 중국기업들의 사유화 선언은 2011년 16개에서 2012년 25개로 늘어났다. 올해는 더큰 폭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 매체는 미국 다우존스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데 반해 미 증시의 중국 테마주는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일부는 '쓰레기주'로 전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년 중국 테마주는 혹독한 시련의 시기였다는 것이다.
중국 상장기업들은 미국투자자들이 중국기업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푸념을 털어놓는다. 중국기업들은 통상 융자액의 10%에 해당하는 상장 비용을 치렀으나 결국 현지화에 실패한채 발을 빼는 상황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모두가 미국 시장의 관행과 현지화에 적응하지 못한때문이다.
안보교육은 개인과 단체에 IT학습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모델로 2년전 뉴욕증시에 닻을 내렸다. 다만 주가는 장기간 10달러의 발행가 이하에서 배회했다. 지금 이회사 주가는 주당 1달러이하로 떨어졌다.
안보교육은 지난 3월 15일 사유화 매매 제의를 받고 '상장 폐지, 사유화' 수순을 밟기로 했다. 사유화 작업의 장애물을 해소하기 위해 사흘후 안보교육의 주식 28%를 가진 3명의 외국 국적 이사가 사직을 했다.
안보교육이 사유화를 선포한 이후 동종업계의 신동방(新東方)도 사유화를 추진하고 나섰다. 신동방은 지난해 7월 시장 조작의 의구심을 받고 특허경영권및 재무보고서 진실성 등으로 기업신뢰에 큰 타격을 입었다. 하룻새 주가가 34%나 폭락하는 비운을 맞았다.
또한 펀중(分衆)미디어는 M&A실패와 주가조작 의혹 등으로 시련을 겪다가 결국 미국증시 철수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펀중미디어 이사회는 2012년 12월 사모펀드등이 제출한 37억달러의 매매제의를 수락했다. 이 건이 성사되면 중국 데마주중 최대규모의 사유화 거래의 기록을 갖게 된다.
이 회사 관계자 역시 미국 투자자들이 펀중미디어의 회사 비지니스 모델을 너무 이해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중국 내수 광고시장 광고 방식과 잠재력을 이해 못한다고 말했다.
안보교육과 펀중미디어 외에도 치텐롄수오(七天連鎖) 센성야오예(先聲藥業) 타이프지덴 등 호기롭게 미국 월가에 진출했던 중국기업들이 줄줄이 월가 철수를 단행하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 중국 테마주가 고전하고 주가가 부진한 주요 원인은 기업회계의 불투명성과 시장조작(매각후 저가에 되사들임)의혹, 중국에 비해 까다로운 증권당국의 심사제도, 투자자 집단의 소송 등에 따른 것이다.
이와관련해 베이징대 금융산업발전연구중심 관계자는 "미국증시 투자자와 중국기업간에는 쉽게 좁혀지지 않는 인식의 간극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중국기업들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요구하는 정기 재무보고를 충족시키는데 익숙치 못하고 IR에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투입하는데도 서툴다.
특히 미국증시의 중국기업들은 2012년말 중미간에 회계관리 감독 제도와 관련된 분쟁이 발생하면서 한층 고전하게 됐다.
이러다 보니 미국 증시에서 IPO에 나서는 중국기업의 발걸음은 뚝 끊겼다. 2012년에는 웨이핀후이(唯品會) 환쥐스다이 단 두개 회사만이 미증시에 상장을 했다.
이와는 반대로 상장 폐지를 통한 사유화 바람은 갈수록 강도를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미국에 상장한 중국기업들이 사유화로 전환하는 추세는 앞으로 몇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흐름은 미국 투자자들이 중국기업및 중국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를 완전 회복할 때 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더욱이 미국시장은 상장뿐만 아니라 상장을 유지하는데도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상황에서 주가까지 장기 바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중국 테마주들은 시장 철수를 유일한 선택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기업들은 하루빨리 사유화를 마친 뒤 중국과 홍콩 거래소로 유턴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안보교육은 사유화후 IT직업교육을 핵심 사업으로 재출발할 계획이다. 동시에 중국 본토 A주시장 이나 홍콩거래소에 재상장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같은 시장에서의 낮은 손바뀜율과 저조한 거래량 등 해외 업체로서 감수해야하는 불리한 점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게 회사의 판단이다.
전문가들은 사유화는 미 증시의 중국 테마 기업에게 거액의 상장 비용을 부당하지 않아도 되는 점, 억울한 주가 조작 의심을 면할 수 있는 등 많은 잇점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한다. 여기에다 중국 본토나 홍콩 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하기만 하면 오히려 합리적 주가 평가와 문화 언어적 장벽 해소 등으로 큰 매릿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사유가가 직업이 마냥 순탄치많은 않다는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모집자금과 합작파트너 문제, 재무 법률 고문과 인수합병 매매 제안서 제출, 이사회 주주 승인 등의 절차나 사전 해결 과제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타이푸덴치는 사유화에 1년이 넘게 걸렸다. 막 사유화에 나선 펀중미디어는 투자자 소송과 매매 제안가에 대한 주주불만 등의 현안에 직면했다. 이때문에 심지어 상장폐지 사유화가 IPO보다 더 힘들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틈새속에서 투자은행들은 약 1~3%의 사유화 거래 중개수수료를 챙길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영업태세를 취하고 있다. 비록 IPO에 비하면 이윤율은 크게 낮지만 현재와 같은 시장 상황에서 사유화 거래는 신규 수익 창출원으로써 괜찮은 장사이기 때문이다.
[뉴스핌 Newspim]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