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전문가들 '값싼 중국 농산품 우려 과장됐다' 주장.
[뉴스핌=조윤선 기자] 26일 서울에서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1차 협상이 개막한 가운데 중국에서는 3국간 산업별 이해득실을 둘러싼 큰 입장차때문에 한중일 FTA 협상의 앞날이 가시밭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상당수 전문가들은 한중일 3국은 지난 2003년 민간 공동연구를 시작한 지 10년만에 본격적인 FTA협상에 나섰지만 근본적으로 각국의 산업경제 구조차가 커, 협상 타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칭다오(青島)과학기술대 동북아경제발전연구센터 위안샤오리(袁曉莉) 주임은 농업과 섬유·의류 분야에서는 중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광업 및 제조업 분야는 물론 화학공업과 기계운수설비 등 기타 분야에서는 중국이 한국과 일본에 비해 뒤쳐져 있다며, 특히 농업 분야는 여전히 한중일 FTA 협상에서 가장 민감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일본과 한국은 자국 농업에 대해 강도높은 보호정책을 시행하고 있고 식품과 농산물 가격이 비싼 국가 중 하나여서, 농산품 수출 대국인 중국과 FTA를 체결하게 되면 값싼 중국산 농산물이 한국과 일본의 농업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일각에서는 한중간 농산물 거래량이 기타 주요 상품에 비해 많지 않기 때문에 FTA가 체결된다고 해도 중국산 농산물의 한국 수출이 크게 늘어나지 않아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중국 전문가는 이와관련해 한국이 지난 2011년 수입한 261억 달러 어치의 농산물 중 중국산은 14.02%밖에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분야에 대해 중국 전문가들은 대폭 낮아진 관세가 한중일간 자동차 부품 무역을 활성화 시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 자동차의 경우 중국에서 적지 않은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어 중국이 20~30%의 수입 관세를 낮추면 한국 자동차의 대중 수출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 전문가들은 이에 반해 중국 자동차의 한국 수출 물량은 극히 적어 자동차 분야에서 중국이 FTA로 얻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밖에 화학공업 분야에서 중국은 상대적으로 기술 수준이 낮고 국내 수요량이 많아 외부로의 수출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통계에 따르면 2011년 한국은 세계 2위 에틸렌 수출국으로 8억6000만 달러 어치의 에틸렌을 수출했으며, 이 중 한국이 중국에 수출한 에틸렌은 무려 84.47%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최근 한국의 영화와 드라마, 애니메이션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문화 산업을 비롯한 IT통신 분야에서 한국이 얻는 발전 기회가 많을 것으로 FTA 연구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최근 댜오위다오(센카쿠 열도), 독도 문제 등 한중일간 영토 분쟁 고조로 인한 국민감정 악화와 미국의 태도가 한중일 FTA에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동아시아 경제통합을 경계하는 미국이 동맹국인 일본과 한국에 정치적인 압력을 가해 한중일 FTA 체결이 단기간내에 이뤄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편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를 비롯한 서방 언론들은 한중일 FTA가 성사되면 15억1000만 인구를 보유한 지구촌 최대 시장이 탄생하게 될 것이며, 이로인해 중국과 일본,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각각 2.9%, 0.5%, 3.1% 늘어나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보도했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