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터넷기업 경계 '침범'에 전통 금융업게 바짝 긴장
[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 대형 인터넷 기업들이 금융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면서 '네트워크 기반 금융 서비스'가 중국 금융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경제참고보(經濟參考報)는 알리바바(阿里巴巴), 텅쉰(騰訊) 등 굴지의 전자상거래 기업의 금융서비스 진출이 금융 사업 범위 확대는 물론 중국 금융업계의 지각변동을 초래할 수 있다고 26일 보도했다.
은행과 증권사 등 대형 금융사 중심의 중국 금융업은 진입장벽이 높아 사실상 독점시장이 형성되어 있는 상태다. 게다가 일반 시민들의 제도권 금융사 이용도 쉽지 않아 각종 사금융이 난립하고 있는 가운데, 대형 인터넷 기업들이 발빠르게 틈새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전통 금융사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최대의 규모의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는 소액대출 서비스를 위주로 금융업에 진출했고, 올해는 중소기업 대상의 담보대출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알리바바는 일부 지역에 한해 실시하고 있는 휴대전화 신용결제 서비스 제공 지역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알리바바의 자회사인 온라인결제 서비스 업체 즈푸바오(支付寶)는 '사이버 신용카드' 서비스를 확대 실시할 계획이다. 이 결제시스템을 통하면 고객들은 자신의 카드나 현금잔액이 없이도 5000위안 한도내에서 '외상'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또다른 인터넷 대기업 텅쉰은 작년 11월 아메리칸익스프레스와 함께 해외결제 서비스를 시작했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의 보안솔루션을 기반으로 한 텅쉰의 이 결제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중국내의 소비자들은 외국 인터넷상점 이용, 외국 호텔 및 항공권 구입시 안전한 결제를 진행할 수 있다.
인터넷 기업의 금융서비스에 대한 시장의 수요와 반응은 폭발적이다. 작년 10월말 기준, 2012년 알리바바의 소액대출 이용자수는 13만 명으로 대출금액은 280억 위안(약 5조 원)에 달했다. 알리바바 자체 통계에 따르면, 자사의 온라인 결제서비스 규모는 2006년 이후 매년 100% 이상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인터넷기업의 금융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자 이들과 손을 잡고 활로를 모색하는 금융업체도 늘고 있다. 특히 수익증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험업체와 증권사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중국 최대의 보험회사인 핑안(平安)보험은 최근 알리바바, 텅쉰과 함께 온라인 다이렉트 화재보험회사를 설립했다. 이번달 13일에는 팡정(方正)증권이 인터넷 구매대행 사이트인 톈마오(天猫·Tmall)에 종합 금융·비지니스 서비스 플래그숍을 개장했다.
그러나 중국 금융업의 빠른 탈(脫)경계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기존의 은행권과 같이 엄격한 심사 없이 이뤄지는 소액대출과 결제서비스가 금융의 위험성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은행업자격이 없이는 저축 및 범지역 서비스가 불가능해 인터넷 기업의 금융서비스 발전이 한계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