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국채 금리가 장기 상승 추세에 접어들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헤지펀드가 10년물 국채를 대량 사들이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경제 성장이 여전히 부진하고,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 매입이 조기 종료되지 않을 것이라는 데 베팅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18일(현지시간)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헤지펀드의 10년물 ‘사자’가 2007년 이후 최고치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보유한 10년물 국채 선물 매수 포지션은 최근 562억달러로 급증,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까지만 해도 헤지펀드는 국채에 대해 매도 포지션이 우세했으나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기 시작한 가운데 전략을 수정한 셈이다.
헤지펀드가 장기물 국채 ‘사자’에 나선 것은 인플레이션이 가까운 시일 안에 상승할 위험이 낮은 데다 다른 선진국 국채에 비해 여전히 수익률이 낮은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실업률이 연준의 양적완화(QE) 종료 조건인 6.5% 아래로 떨어지는 데까지 수년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될 뿐 아니라 경제 회복 역시 시장의 기대보다 부진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이라는 관측이다.
헤지펀드 나인알파 캐피탈의 제이슨 에반스 대표는 “연준과 싸웠다가는 출혈이 너무 크다”며 “장기물 국채 수익률의 추세적인 상승 여부는 백만달러짜리 문제가 아니라 수십억달러가 오가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7월 1.38%까지 밀렸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최근 2% 선에서 등락하고 있다.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4분기 0.1% 성장한 미국 경제가 올해 2.7%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고노트 매니지먼트의 데이비드 거스텐하버 대표는 “단기적으로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상승할 이유가 없다”며 “박스권 안에서 횡보하는 움직임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QFS 애셋 매니지먼트의 제임스 콘클린 최고투자책임자는 “국채 수익률이 변곡점에 이른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국채를 공격적으로 매도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주장했다.
한편 일부 시장 전문가는 이번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정된 가운데 연준이 하반기 자산 매입을 축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5~3.5%까지 오를 것이라는 얘기다. 블룸버그통신이 70명의 이코노미스트와 전략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연말 10년물 수익률 전망치는 2.25%로 제시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