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신탁 및 관련펀드투자 거품 붕괴, 수익 곤두박질
[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 '아트신탁' 및 '아트펀드' 투자에 참여했던 투자자들이 최근 고가 예술품 경매가가 급락세로 반전됨에 따라 대규모 손실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예술품 시장은 지난 2011년 비정상적일 정도의 폭발적 성장세를 기록했고, 단숨에 '세계 최대의 예술품 시장'이라는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시장의 상승세에 맞춰 중국의 신탁회사와 증권회사들은 경쟁적으로 예술품 투자 상품을 출시했는데 불과 2년 만에 시장의 거품이 꺼지면서 관련 상품의 수익률이 곤두박질치게 된 것이다.
21세기경제보도(經濟報道)의 18일 보도에 따르면, 2011년 17개 신탁회사에서 발행된 40여 개의 예술품 관련 신탁제품의 만기가 올해로 예정되어 있고, 만기 지급금액은 약 38억 5200억 위안으로 추산된다. 특히 올해 2·4분기와 4·4분기에 예술품 신탁 상품의 만기가 집중된다.
문제는 예술품 시장의 침체로 경매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경매분야 상장 종목이나 신탁 및 펀드 가입 등 관련 금융상품 투자자들 역시 적지 않은 손실을 떠안게 됐다는 점이다. 작년 세계적인 경제침체의 영향으로 중국 예술품 경매시장은 크게 위축됐고, 경매가 총액규모는 2011년 대비 37.14% 하락한 84억 5800 달러에 그쳤다.
특히 서화(書畵)류 예술품의 거래규모가 전년 대비 44.24% 하락한 50억 6천800달러에 그쳐 두드러진 내림세를 보였다. 지난해 중국 예술품의 경매횟수와 낙찰규모 모두 전년대비 큰 폭 감소했다. 2011년도 중국 예술품 경매시장의 총 거래규모는 134억 5천600달러에 달했다.
'아트'신탁 및 펀드는 예술품 직접 투자와 예술품을 담보로 투자금을 공모하는 형태의 두 종류로 나뉜다. 전자의 경우 투자회사가 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주류시장에서 예술품을 구매한 후 중소형 시장에 되 팔은 차익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후자는 소장가가 예술품을 담보로 제공하고 만기가 도래하면 약정한 이율에 따라 예술품을 되사는 형식이다.
어떤 형식의 투자상품이든 최근 예술품 시장에서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예술품들의 감정가와 시장가가 모두 크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과 2011년 억(위안) 단위를 호가하던 유명 작가의 작품들도 '몸값' 이 추락하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 화가인 우관중(吳冠中)의 1978년 작품 '석두림리유인가(石頭林里有人家)'의 가격은 2011년 대비 51% 하락했으며, 또 다른 인기작가 셰즈류(謝稚柳)의 1956년 작품 '서호부춘기유(西湖富春紀遊)'의 가격도 전년대비 44% 떨어졌다.
시장침체 탓에 예술품을 담보로 자금을 공모했던 소장가의 주머니 사정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만기가 도래해도 담보해제 능력이 없는 소장가가 속출해 그 피해를 신탁회사 혹은 담보회사가 떠안게 되는 사례도 빈번한 상황이다.
수익률 전망이 불투명하자 중도에 조기 청산되는 신탁상품들도 늘고 있다. 예술품 시장에 빨리 뛰어들었던 중국의 자산운용사 SDIC(궈터우신탁·國投信託)의 9개 예술품 신탁 상품 중 이미 4개 상품은 조기 청산된 상태다.
한편 지나치게 짧게 설계된 중국 예술품 관련 금융상품이 위험상황을 앞당기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 등 선진 예술시장의 관련 금융상품의 평균 투자기간은 8~10년인데 반해 중국은 2.5년에 그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신탁 및 펀드의 손실을 신탁회사의 담보회사가 어느 정도 충당을 할 수는 있겠지만, 올해 집중된 약 40억 위안 규모의 만기지급액을 예술품 시장이 지탱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반응이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