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앤장 출신 변호사 내정…"그런 이름 처음 듣는다"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이화여대 법학과 교수) |
박근혜 정부의 첫 공정거래위원장에 한만수 이화여대 교수가 내정된 것에 대해 경쟁법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청와대 윤창중 대변인은 14일 박근혜 대통령이 공정거래위원장에 한만수 이화여대 법학과 교수를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경쟁법' 전문성 없는 조세전문가
한만수(55)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는 경북대 사대부고와 서울대 법학과, 워싱턴주립대 법과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대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0년 사법고시(22회)에 합격한 이후 20여 년간 김&장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율촌에서 변호사로 재임하다가 2005년 한양대 법대 부교수를 거쳐 2007년 이화여대 법대 교수를 역임했다.
조세심판원 비상임심판관(2009년)과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정부개혁추진단 위원(2012년)도 지냈다.
한 내정자는 그의 이력이 말해 주듯이 국내 대표적인 조세전문가다. 바꾸어 말하면 '공정거래법'과 관련해서는 경험이나 연구활동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번 인사에 대해 공정위 내부에선 일단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개인적인 의견을 전제로 "경쟁법 전문가는 아니지만, 기업 지배구조 등 대기업 정책과 관련해서는 이해가 있는 분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성을 중시하는 박근혜 정부가 공정위원장에 비전문가를 내정한 것에 대해 공정위 내부적으로는 당황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박근혜 정부 경제민주화 의지 퇴색"
경쟁법 전문가들과 시민단체에서도 한 교수의 내정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운 '경제민주화'가 정권 초기부터 퇴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매우 크다.
한 경쟁법 전문가는 "그분은 조세전문가로서 공정거래와는 무관한 인사"라면서 "정말 의외의 인사라 할 말이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공정거래법을 알고 경쟁법을 연구하는 학자라면 대부분 생각이 비슷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경쟁법 전문가도 "(경쟁법 전문가와 관련) 그런 이름은 처음 듣는다"면서 "공정위원장까지 정권 창출의 공신들을 챙겨야 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시민단체의 반응도 비판적이다. 경제개혁연구소 위평량 연구위원은 "공정거래위원회는 경제민주화를 실천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데, 비전문가를 내정하는 것은 의지가 퇴색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김앤장 20여 년간 몸담으면서 삼성을 비롯한 재벌기업을 대변했던 인물"이라면서 "재벌개혁을 추진해야 하는 공정위원장의 자리와 상충된다"고 지적했다.
◆ 야당 "로펌출신 부적절"…인사청문회 난항 '예고'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한 내정자가 '경제검찰'인 공정위원장으로서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을 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김기식 의원(정무위원회)은 "한 내정자는 대기업 변호로 잘 알려진 김앤장과 율촌에서 23년간 활동한 바 있다"면서 "대형로펌 출신을 '경제검찰'인 공정거래위원장으로 내정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인사"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과 불공정행위를 단속해야할 공정위원장에 대기업을 변호해 온 대형로펌 출신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박 대통령이 한만수 교수 내정을 재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 내정자의 인사청문회를 전후해 공정위와 정치권 안팎에서 상당한 갈등이 불가피할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약력] 한만수 공정위원장 내정자
- 1958년 경남 진주 출생
- 경북사대부고, 서울대 법대 졸업
- 워싱턴주립대 법과대학원 졸업
- 사법고시 22회, 사법연수원 13기
- 김&장 법률사무소, 법무법인 율촌
- 한양대 법과대 부교수,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조세심판원 비상임심판관(2012년), 기획경제부 세제발전심의위원(현)
-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정부개혁추진단 위원(2012년)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