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신성통상 등 한국산 품질불신 확산, 패션한류 타격우려
[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에서 '패션 한류'를 주도하는 국내 의류업체의 상품 절반 이상이 품질 불합격 판정을 받으며 한국제품의 품질 문제가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중국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은 14일 당국의 제품 검사결과보고서를 인용, '한국 브랜드 의류 절반 이상 품질 불합격'이라는 표제로 중국에 수출되는 한국 의류제품의 품질 문제를 집중 지적했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 저장성(浙江省) 공상국은 국가섬유의류제품 품질검사소에 의뢰해 진행한 수입의류 품질 표본검사 결과 보고서를 13일 발표했다. 이 결과 보고에 따르면, 12개 한국 의류브랜드에 대해 진행한 20번의 표본조사 가운데 불합격 판정이 11번에 달했다. 그중 중국에서 브랜드 지명도가 높은 이랜드 상품의 불합격률이 가장 높았다.
이번에 불합격 판정을 받은 국내 의류브랜드에는 이랜드의 포앤포와 이랜드 키즈, 신성통상의 지오지아, 아비스타의 BNX 등 국내 굴지의 의류업체의 상품이 대거 포함됐다.
저장성 공상국은 불합격 제품에 대해 기소처분과 함께 판매금지, 제품회수 조치를 명령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제품의 불합격 판정 이유로는 섬유함량 미달, pH수치 기준 초과, 다운 점퍼의 솜털함량 미달 등이다.
이랜드 차이나의 이랜드 키즈 아동용 청바지는 폴리에스테르97.7%, 면 2.3%로 섬유조성비율을 표기했으나, 검사결과 폴리에스테르 91.1%, 면 8.9%로 밝혀서 품질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같은 브랜드의 아동용 다운 점퍼는 솜털함유 미달과 봉제불량이 지적됐다.
문제는 국내 의류업체의 품질문제 논란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저장성 공상국은 작년 상반기에도 수입산 의류에 대한 대대적인 품질조사를 벌인 바 있다. 당시에도 한국 수입의류의 50% 이상이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중국은 최근 몇 년 수입의류에 대한 품질검사를 대폭 강화했으며, 2011년에는 관련규정을 수정해 영유아 의류에 대해서는 매우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국내소비자들이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수입산 의류, 특히 한국산 의류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자 중국 정부는 수입의류의 품질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집중 부각하고 있어, 한국산 의류업체의 잦은 불합격 판정은 한국산 의류의 품질문제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이번 조사가 저장성에 국한된 것이긴 하지만 저장성이 '중국 섬유산업의 메카'라고 불릴 정도로 의류산업에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어 이번 조사결과 및 그 파장이 광둥성을 비롯한 중국전역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저장성은 중국 최대의 소비시장인 상하이와 근접해 제품의 공급기지 역할을 담당하고 있고, 저장성에 위치한 항저우(杭州), 닝보(寧波), 원저우(溫州) 등은 의류의 생산과 소비가 집중된 도시로 한국 업체들도 많이 진출해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