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발적 지분매매…지분확보 차원 관측
[뉴스핌=강필성 기자] 최근 효성가 3세들이 대량으로 지분을 사고팔면서 이들의 거래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외형상 조석래 효성 회장의 차남인 조현문 전 효성 사장이 보유 지분을 일괄 매각하자, 삼남인 조현상 효성 부사장이 이를 추가 매입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는 이들의 거래에 석연치 않은 대목이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조 전 사장이 효성의 지분을 헐값에 매각한 한편, 조 부사장은 상대적으로 고가에 매입했기 때문이다.
12일 효성그룹 등에 따르면 조 부사장은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4일간 효성의 주식 22만5430주를 장내매입했다.
매입단가는 적게는 주당 5만4354원에서 많게는 5만5972원까지 평균 5만4544원. 총 122억9600만원을 투입했다.
이에 따라 조 부사장의 지분율은 8.54%로 상승, 조 회장에 이은 2대 주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조 부사장의 이번 지분 매입은 조 전 사장의 지분 매각이 얼마나 돌발적인 사건이었는지를 반증한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그도 그럴 것이 조 부사장 지분 매입 하루 전인 4일, 조 전 사장은 보유 지분을 주당 5만2500원의 헐값에 매각했기 때문이다.
주당 2000원 차이는 22만5430주를 구매할 때 수억원의 차이에 달한다.
사실 조 전 사장이 보유한 효성 지분 6.84%를 매각하고 싶었다면 오너일가에 우호적인 방법이 얼마든지 있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하루 뒤에 매입에 나설 형제들에게 넘기는 방법도 있었고 계열사 등에 넘기거나 하다못해 주가가 고점을 형성 할 때 매각하는 방법도 있었다.
실제 지난 1월초만 하더라도 효성의 주가는 7만원대를 형성했었다.
하지만 조 전 사장의 지분 매각에는 이같은 요인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오히려 조 전 사장이 기관에 시간외 매매를 통해 헐값에 매각하면서 효성의 최대주주 지분은 33.24%에서 26.40%까지 추락한 상황. 조 부사장이 매입에 나선 것을 감안해도 현재 27.05%의 지분이 전부다.
효성의 지배구조에도 영향이 적지 않다. 최악의 경우 적대적 M&A에 노출될 수도 있고 당장은 총 주식수의 3분의1이 의결해야 하는 합병, 영업양수도 등의 사안에 오너일가가 직접 처리할 수 없게 됐다.
때문에 조 부사장의 효성 지분 매입은 사전에 계획된 조정이 아닌 조 전 사장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지분 확보 차원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오너 3세가 모든 직함을 벗고 그룹을 떠나는 사례도 흔치 않지만 이 과정에서 보유 지분을 제3자에게 일괄 매각하는 것도 극히 드문 일”이라며 “이 지분 매각의 의미는 향후 효성가 오너들의 행보에서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