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연춘 기자] 오는 11일 취임 100일을 맞는 허인철 이마트 사장의 앞날이 산 넘어 산이다.
몇 년째 지속되는 경기침체와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 정부의 영업제한 등이 출점 제한 요인으로 허 사장에겐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부당노동행위 의혹에 이마트의 강도높은 압수수색도 그의 행보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업계 1위 이마트을 이끌고 있는 허 사장은 올해 뾰족한 경영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허 사장이 이마트 경영 전면에 나선 12월에 이어 1월 초라한 성적을 보였다.
이마트의 지난해 12월 총매출은 전년동월 대비 1.9% 증가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50% 감소했다. 매출 부진에 더해 연월차수당 등 일회성 비용 311억원이 반영돼 큰 영향을 미쳤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지난 1월 실적 역시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1월 영업이익 635억원을 기록해 작년 동기 대비 38.3%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2.4% 감소한 8633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허 사장의 취임 100일을 두고 성적을 논하기는 시기적으로 아직 이르다. 내부적인 요인 보다는 외부적인 영향이 크다는 얘기가 이마트 안팎의 분석이다.
때문에 이마트 안팎에서는 국내 유통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포화상태의 환경을 극복하고 글로벌 유통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해외시장 개척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글로벌 시장 공략이 녹록치만은 않은 상황이다. 공격적으로 뛰어들었던 중국 시장은 현재 구조조정 중이다.
중국에 있는 16개 점포는 올해도 효율화 작업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상품운영시스템 등 각종 시스템을 최대한 정상화 시켜 비용감축을 이뤄나간다는 것. 앞서 이마트는 중국 점포가 27개였으나 일부 점포를 매각, 점포수를 줄였다.
재미를 보지 못한 중국 시장 대신 베트남 출점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베트남 출점 계획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직접 주도하며 공을 들이고 있는 사안으로 알려져있다. 올 하반기께 베트남으로 첫 진출할 계획이었으나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경제여건이 전반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투자계획 등을 확정짓지 못한 것.
이마트 측은 올해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신규 출점 계획은 '제로(0)'라는 입장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장기화되는 경기 침체와 영업 규제로 인한 국내 시장의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 시장 베트남을 비롯한 본격 나설 것"이라면서도 "현재 경영 계획을 말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장기 불황과 영업규제 등의 경영환경은 더욱 어려워져 대형마트는 제로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이마트는 내실경영에 주력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허 사장은 취임 이후 현장 경영과 고객 신뢰 회복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올 한해 더욱 어려운 환경 속에 이마트는 소비자에게 유통 1등 기업으로써의 이미지를 견고히 하기 위한 노력의 한 해가 될 것"이라며 "특히 유통 구조 혁신 등을 통한 상품 경쟁력 확보는 물론이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확대하기 위하여 재능기부등 다양한 형태의 사회 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증권가 일각에선 올해 이마트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은 게 사실이다.
어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의무휴업과 자율 휴업으로 인한 기존점 매출 감소는 올해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올해 기존점 매출이 작년에 이어 줄어들 전망이고 신규사업으로 인한 투자 모멘텀이 나타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마트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전년대비 2.7% 증가한 12조773억원을 보였지만 영업이익은 9.9% 감소한 7759억원에 그쳤다"며 "최근 온라인 쇼핑과 SSM 등 다른 업체로의 고객 이탈 현상도 영업실적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구 현대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영업시간 제한 방침으로 영업이 위축되고 있다"며 "한 달에 2번 시행되는 의무휴업, 특히 주말에 문을 닫는 점포가 대부분이라 기존점 매출 역신장과 이익 감소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