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기술 조기확보 글로벌 경쟁력 무장 겨냥
[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 제조업의 미국 역진출이 붐을 이루는 가운데 중국 자동차기업들이 선진 기술 습득을 겨냥한 대미투자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이들 중국 업체들은 시장개척과 대미 수출확대 등 시장 진출의 일차적인 목적이 아닌 우수인력과 선진기술 확보라는 장기적 전략차원에서 미국에 접근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7일 디이차이징르바오(第一財經日報)에 따르면, 2005년~2006년 무렵부터 중국 자동차 업체의 대미투자 진출이 증가세를 보여왔으며 투자방식도 기업인수 ·직접투자 ·연구센터 건립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자동차 회사가 미국 투자에 적극적인 데는 낮은 부지 매입 및 임대 비용, 중국 보다 효율적인 노동력, 현지의 세제혜택 외에 우수한 인력풀, 집약적 산업시스템 및 선진 기술 흡수가 중요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올해 초 미국 전기자동차 배터리 업체 A123 인수에 성공한 완샹(萬向)그룹은 "비용문제는 기업이 투자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아니다"라며 미국 투자에 또 다른 매력이 있음을 시사했다.
단순 노동에 집중된 중국 제조업과 비교할 때, 미국의 제조업은 높은 기술력을 요하는 첨단산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자동차 제조 외에도 우주산업, 바이오산업 및 신에너지 분야에서 고도의 기술을 축척한 미국에 투자할 경우 상당한 노하우를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이 중국 업계의 판단이다.
여기에 미국 당국이 외자유치를 통해 재정난과 실업문제를 해결하려는 필요에서 외국 기업에 각종 혜택을 제공하면서 중국 기업의 미국 진출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 주고있다. 이에 자동차 업체 뿐만아니라 여러 분야의 중국 제조업체가 미국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업체인 창안자동차(長安汽車)와 상하이자동차그룹(上汽集團)은 미국에 각기 연구개발(R&D)센터와 운영센터를 건립해 운영하고 있다. 창안자동차는 미국의 R&D센터를 통해 선진 기술을 확보하고 미국 현지의 우수인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상하이자동차그룹의 경우 미국 운영센터는 북미 150여개의 부품 납품회사들로부터 제공받는 부품의 수입과 수출을 총괄할 예정이다. 운영센터는 자체 엔지니어를 고용해 부품 개발 및 설계 연구도 진행할 예정이다.
업계 인사들은 중국 자동차업체들이 이같은 노력을 통해 한국 업체와의 기술격차를 금방 좁혀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도 미국 디트로이트에 기술연구소, 캘리포니아에 디자인센터를 건립하는 등 장기 전략으로 북미시장에 대응하고 있지만 강력한 정부지원으로 미국 투자에 나선 중국 업체의 맹추격을 벗어나긴 쉽지않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미국을 기반으로 기술 향상 등 혁신 노력을 가속화할 경우, 한중 자동차 기업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