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제품기업 중국시장 공략 강화 나서
[뉴스핌=강소영 기자] 홍콩 당국이 중국인들이 구매해가는 분유량을 제한하고 나서자 중국 증시에서 유제품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는 등 증시와 소비시장에 다양한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본토 소비자들은 고품질 분유를 확보하려고 한층 혈안이 되고 있으며 한국을 비롯한 해외 제품 업체들은 이 기회를 빌어 한화 약 9조원으로 추정되는 중국 분유 시장의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21스지징지바오(21世紀經濟報)는 홍콩 당국이 지난 1일 분유 반출 제한 조치를 취한 이후 중국 유제품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4일 상하이종합지수가 3.65%나 급락한 와중에도 유제품 기업의 주가는 예상밖으로 선전하며 상승세를 보였다. 4일~ 6일까지 유제품 업종 주가는 2.44%, 4.8%, 1.42% 상승하며 연속 3일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이번 유제품 기업의 주가 상승은 실적과는 무관한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광시황스유업(廣西皇氏乳業)은 작년도 영업이윤이 46.23% 하락했다고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오히려 큰폭으로 올라 4일과 5일 각각 4.64%, 9.58% 상승폭을 기록했다.
유제품 업계 관계자는 "멜라민 사태 이후 유제품 기업의 주가가 연속 상승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며 "이번 유제품 기업주가 상승은 홍콩의 분유반출 제한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시일각에서는 상승 요인이 명쾌하지 못하다며 유가공 업체들의 주가가 언제 급락할지 모른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중국인들은 가짜 분유와 멜라민 사태를 겪으면서 중국 국내산 분유에 대해 극도의 불신감을 보이며 홍콩 등지를 다니며 고품질 분유 사재기에 열을 올려왔다. 홍콩당국은 중국인들의 '분유 싹쓸이'쇼핑으로 분유 품귀 현상이 나타나자 지난 1일 1인당 분유 반출량을 1.8kg으로 제한하는 규정을 발표했다.
한편 베이징시도 분유의 온라인 매매를 금지하는 규정을 도입하고 나섬에 따라 중국인들의 외국산 분유 구매는 더욱 어려워 질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당국이 분유반출 제한령을 내린지 불과 일주일새 분유 밀반입으로 적발된 사례는 벌써 80여 건에 달했다. 또한 중국의 올 양회에서도 식품안전 문제와 결부돼 분유반출 제한제도가 핵심 의제로 부상했다.
한편 최근 중국의 이러한 분유파동 사태는 중국 진출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는 한국 유제품 기업에 반사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중국의 관세제도도 국내 업체의 중국 시장 개척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중국은 올해부터 유아용 특수 조제분유의 중국 수입 관세율을 20%에서 5%로, 유아용 포장식품 관세도 기존의 15%에서 5%로 낮추기로 했다.
한국의 대표 유제품 업체인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은 중국 조제분유의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남양유업의 경우 현지 유통기업과 손을 잡고 중국 주요 도시 30곳에 유통망을 구축했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2011년도 국내 업체들의 대중국 조제분유 수출규모는 2400만 달러, 이듬해인 2012년도에는 3900만 달러에 달해, 한 해만에 64%의 성장세를 보였다.
농수산물유통공사의 관계자는 "중국 국내의 식품안전 문제 외에도, 일본의 원자력 누출사고가 이미 시장을 선점한 일본업체들의 대중 수출감소를 야기했다"면서 "국내 기업이 기회를 잘 활용한다면 올해에도 높은 수출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분유시장이 연간 500억 위안(약 9조 원)규모이고 이중 해외브랜드 점유율이 70%임을 감안할때 한국 유제품 업체들의 중국 시장 진출은 아직 초보 단계라고 볼수 있다. 한국산 분유의 브랜드 인지도도 낮고 중국 현지의 한국분유 점유율도 3%에 불과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우유로 만든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중국 젊은이들의 입맛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한다. 예를들어 중국 본토, 홍콩 및 대만의 젊은이들은 한국 여행시 김치 이상으로 바나나맛 우유을 꼭 시식해볼 만한 식품으로 꼽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유제품 업체가 보다 적극적이며 다각적으로 중화권 시장 개척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