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저렴한 토지에 세제우대책 부여. 중국기업 유인.
[뉴스핌=조윤선 기자] 중국의 인건비 상승과 더불어 미국의 중국 수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가 잇따르자 중국 제조업체들이 직접 미국 현지로 건너가 공장을 건설하는 등 미국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근래 중국 내 인건비와 공장임대료가 오르면서 제조업체들은 코스트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베트남, 인도네시아, 특히 방대한 노동력 시장이 있는 인도로 공장을 이전해 왔다.
하지만 중국 제조업체들이 인근 동남아 국가나 인도 등이 아닌 미국을 공장 진출 대상국으로 삼고 나선 것은 그다지 흔치 않은 일이다. 미국은 이런 중국 제조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저렴한 토지를 제공하고 세수 혜택을 부여하는 등 과거 중국이 외자기업에게 제공했던 각종 우대혜택을 주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6일 디이차이징르바오(第一財經日報)에 따르면 세계 최대 정밀 동파이프 생산 업체인 진룽퉁관(金龍銅管)이 미국 남부 알라바마주 43번 고속도로 부근에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곳은 장차 진룽퉁관의 미국 1호 공장이 될 전망이다.
중국 허난(河南)성 신샹(新鄉)시에 본사를 두고 있는 진룽퉁관은 전 세계 생산량의 20%를 차지하는 에어컨 등 냉방용 정밀 동파이프를 생산하고 있다.
미국 공장 건설을 결정한 동기에 대해 진룽퉁관 리창제(李長傑) 회장은 "미국 정부의 반덤핑 판결에 대한 대응조치"라며 "미국 공장부지 선택 과정에서 현지 정부의 지원 강도 및 우대 정책을 가장 많이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렇듯 중국 기업들은 미국의 반덤핑세 부과 등 각종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으로 미국 공장 건설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재 미국에선 오바마 정부가 제조업 살리기를 강조하고 있어, 미국 국내 상당수 지역의 토지가 매우 저렴한 가격에 제공되는 데다 화물차와 트럭 등 운송 네트워크가 발달되어 있는 미국의 물류운송 비용이 중국보다 저렴하다는 점이 중국 제조업체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또한 미국 지방정부는 침체된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고 현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각종 우대 정책으로 외자 기업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그 동안 진룽퉁관의 미국 공장 건설 사업을 도왔던 홍콩 소재 컨설팅사 소조 그룹 정리밍(鄭禮明) 회장은 "현재 많은 중국 기업들이 미국 현지 공장 건설 투자에 관심을 갖고 문의해 오고 있다"면서 "미국 대선이 끝나 정치적으로 안정된 시기인 향후 3년이 미국 투자의 적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대체로 노조의 간섭이 덜하고 우수한 외자 기업에 많은 세금 감면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 미국 남부지역에 투자기회가 많을 것"이라며 "미국 각 지역마다 선호하는 중점 육성 사업이 달라 관련 우대 정책에도 차이가 있다"며 공장 부지 선정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세계무역기구(WTO)가 반덤핑 조사를 시작한 1995년 이후 중국에 대한 누적조사 건수가 900여건으로 중국이 세계에서 무역 규제를 가장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