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워치 기대" VS. "신흥시장 뚫어야"
[뉴스핌=주명호 기자] 난항에 빠진 애플을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애플이 개발 중인 '아이워치'를 난국을 타개할 묘책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신제품 전략보다는 삼성전자처럼 신흥시장의 점유율을 높이는데 더 집중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애플은 지난 1년 동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4일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419.57달러로 마감해 작년 9월 705.07달러를 기록한 이래 52주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날 구글이 821.12달러로 최고치를 경신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상황이 이런데 팀 쿡 최고경영자가 뚜렷한 타개책을 내놓지 않으면서 외부 전문가들의 훈수두기가 절정에 달했다.
먼저 구체적인 프로젝트가 확인도 되지 않은 '아이워치'에 기대를 걸만하다는 주장은 씨티그룹 분석가가 제기했다. 이는 애플의 혁신, 즉 신제품이 활로라는 시각에서 출발하면서 TV보다 시계산업 높은 매출이익률을 보인다는 점을 근거로 삼는다.
올리버 첸 시티그룹 연구원은 "올해 세계 시계시장 규모는 60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측돼 규모자체는 TV에 못 미치지만 매출이익률은 60%에 이르며 이는 15%인 TV의 4배"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소개했다.
시장조차업체 HIS에 따르면 TV시장의 매출 규모는 올해 119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위의 이익률을 적용한다면 애플이 각 시장에 10%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을 때 아이워치의 매출이익은 36억 달러, TV는 17억 9000만 달러가 발생한다. 아이워치의 수익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 인더스트리의 아난드 스리니바산 연구원은 "현재 아이폰의 매출은 애플 전체의 55%를 차지하고 있지만 아이워치의 판매가 아이폰의 매출을 메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아이워치 등 신제품만으로는 현 상황을 개선하고 경쟁자 삼성을 붙잡기엔 부족하다는 예상도 있다.
JMP증권의 알렉스 가우나 선임 연구원은 CNBC뉴스에 출연, 신제품 개발뿐만 아니라 신흥시장에서 스마트폰 사업의 활로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애플이 삼성과의 경쟁에서 밀리는 이유 중 하나로 신흥시장에서 점유율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아이폰의 높은 가격이 신흥국가 내 판매량을 높이는 데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가우나는 "새로운 시장에 잘못 발을 디디면 오히려 손해를 입을 수 있다"고 지적하며 "아이폰의 제품 품목을 다양화시키고 저가형 아이폰을 통해 수익을 늘리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장조사업체 IDC도 비슷한 예측을 내놓았다. IDC는 올해 스마트폰매출이 전체 휴대기기 판매의 50.1%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스마트폰 수요가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IDC는 그중 중국과 브라질, 인도를 유망한 신흥시장으로 꼽았다.
중국은 올해 스마트폰 판매량이 3억 100만대로 전망돼 미국을 제치고 가장 거대한 스마트폰시장으로 떠올랐다.
시장규모 5위와 6위를 차지하고 있는 브라질과 인도도 매우 높은 판매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2017년까지 52%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 중국 스마트폰시장을 뛰어 넘어, 브라질은 129%, 인도는 460%의 급성장을 보일 것으로 IDC는 전망했다.
한편, 쿡 CEO는 지난주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실망을 이해한다"면서도 "우리는 장기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워렌 버핏 버크셔헤서웨이 회장이 쿡의 전략을 공개적으로 옹호하는 발언을 꺼냈지만 애플의 하락세를 막지는 못했다. 애플의 시가총액은 2011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400억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