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 뜻에 부합하기 위한 노력 될까
[뉴스핌=함지현 기자] 최근 정치권 지도부급에서 비유와 해학의 바람이 부는 모양새다.
이를 통해 국민에 좀 더 부드럽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하며 싸우지 않는 정치를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에 부합하자는 의미를 담기도 하고 암울한 분위기를 띄워 정치 쇄신의 추진력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과거 '불통' 이미지를 갖게 한 일방적이고 권위주의적인 발언의 수위를 낮추고 '소통'을 위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비유 화법을 선택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인수위사진기자단] |
국민에 희망을 줄 수 있는 정책의 필요성을 비유를 통해 강하게 피력한 것이다.
그는 또 이 자리에서 "분만실에서 산모가 아기를 낳느라고 고통스럽게 산통을 하고 있는데 바깥에서 남편이 그것을 들으면서 같이 힘들어하고 있다가 나온 의사에게 '이제 고생이 다 끝났습니까'라고 물으니 의사가 '지금부터 시작입니다'라고 했다"며 "법안이나 정책을 만들었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어떻게 제대로 정책이 실행되는지 등을 계속 챙겨야 한다. 사실은 그때부터 시작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의 참석자들에게 정책 만들기가 아닌 실행이 목적이 돼야 한다는 정신을 가져달라고 촉구한 것이다. 돌려 말했지만 진의는 흘려들을 수 없을 무게감을 지녔을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지난 6일 '백봉신사상' 대상을 수상하는 자리에서 "우리는 어느 땐가 상이 없어지기를 바라는지도 모른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사진=뉴스핌DB> |
황 대표는 그 이유를 "모든 의원이 국민이 사랑하는, 백봉 선생이 꿈꿨던 그런 것을 이뤄내서 더이상 시상을 하기가 어렵다고 되는 것이 저희가 바라는 게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정치권에 대한 국민적 불만이 정점에 이른 상황을 타개하고 모든 의원이 국민적 사랑을 받는 쪽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의미다.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의 해학은 단연 백미다. 당이 대선 패배 후 암담한 상황이지만 뛰어난 언어유희로 당의 추진력이 쳐지는 것을 막아내고 있다.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사진=뉴스핌 DB> |
그는 '얼굴은 장비, 머리는 조조'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거대한 몸집을 자랑한다. 이 같은 자신의 외모를 희화화한 것이다.
또한 지난달 29일 당내 초·재선 의원 22명으로 구성된 탈계파 혁신 연구 모임인 '주춧돌'이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을 초청해 '한국 정치의 나아갈 길'을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는 "칠년대한의 빗발 같은 희소식이 들려서 눈이 번쩍 띄었다. 거의 이심전심으로 똑같은 결론에 도달하고 있는데 바로 그걸 다룬다고 하니 정말 심 봉사 눈뜨듯이 번쩍 뛰어왔다"며 정치와 민주당 혁신에 대한 강한 의지를 우회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설 명절이 지나고 나면 정치권은 또 한 번의 파고가 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총리 및 장관 후보자에 대한 치밀한 검증작업도 이뤄질 것이고, 여야 간 이견을 가진 정치적 쟁점들도 수두룩하다. 민주당은 전당대회도 앞두고 있어 당내 갈등이 표출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최근의 비유와 해학이 국민에 대한 진심에서 나온 것이라면 대결의 정치를 넘어 국민에 다가설 수 있는 정치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