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광고 증가속도 빠르고 그래프 서치 등 '기대'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페이스북의 지난해 4분기 성적표는 양호했다. 하지만 최근 가장 큰 화두인 '모바일'이 덜 돋보였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실망을 낳았다.
그러나 아직은 최종적인 판단을 할 때가 아니란 진단이 다수다. 모바일 광고 시장 개척엔 이제 막 들어서기 시작했고 뭐니뭐니해도 수십억 사용자들의 정보는 보고(寶庫) 그 자체다. 여기서 발견할 수 있는 금맥이 있는 한 페이스북에 등을 돌릴 필요는 없어 보인다는 것. 아직까지는 페이스북은 '가능성'의 다른 이름이다.
◇ "모바일 광고매출, 실망은 이르다"
30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이 발표한 지난 분기 매출은 159억달러였다. 전년 동기대비 40% 늘어난 것. 직전 분기 매출이 감소세를 보였던 것에서 방향을 달리 했고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은 것이다. 순이익은 6400억달러, 주당 3센트.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순이익은 4억2600만달러, 주당 17센트다. 월가에서 주당 15센트를 예상했던 것보다 양호하다.
그러나 실적 발표후 시간외 시장에서 페이스북 주가는 급락했다. 투자자들의 실망은 페이스북이 모바일을 통해 얼마나 돈을 버느냐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데 따른 것이다.
지난 분기 모바일 기기를 통해 페이스북에 로그온하는 사용자들에게 노출시키는 광고 매출은 전체의 23%를 차지했다. 직전 분기 14%보다는 늘었지만 월가 애널리스트들과 투자자들의 눈높이는 더 높았다. 레이몬드 제임스의 애론 케슬러 애널리스트는 이 비중이 25% 이상을 차지했을 것으로 봤다.
정보기술(IT) 공룡이 되어버린 구글과 비교하면 페이스북은 거인 골리앗에 맞서는 다윗 정도로 밖에 안 보이는게 사실이다. 페이스북이 작년 한 해 동안 올린 매출은 50억달러. 구글의 10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구글은 또한 페이스북이 힘써 개척하려 하는 모바일 광고 부문에서도 매출의 절반을 올릴 정도로 안정적이다.
그러나 모바일 광고를 지난해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좀 더 기다려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지난해 3분기 모바일 광고 매출은 1억5000만달러였고 4분기엔 3억600만달러로 배 이상 늘어났으니 증가 속도는 매우 빠르다.
◇ 장기과제는 '정보의 보고 캐기'와 해외시장 개척
페이스북의 단기 과제는 물론 모바일 광고 매출 비중을 어떻게 늘리느냐에 있다.
하지만 최대, 그리고 장기적인 과제는 이렇게 단순하지 않다. 수십억 사용자들이 쌓은 엄청난 정보로부터 어떻게 이익을 끌어내느냐가 관건이다. 그리고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규제 당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긍정적으로 설정하느냐이다. 또한 지금은 매출의 대부분을 북미 지역에서 올리고 있지만 이를 전 세계로 확장시키는 것도 숙제다.
페이스북은 최근 몇 달간 광고주와 월가, 투자자들을 달랠 만한 여러가지를 꺼내 보여주었고 반응은 괜찮은 편이다.
2009년 이후 현재까지 모바일 기기를 통해 페이스북에 접속하는 전 세계 사용자들 증가추이(출처=월스트리트저널) |
페이스북 '기프트(Gifts)' 어플리케이션도 선보이며 전자 상거래 강자 아마존에도 도전하고 나섰다.
이달 중순에는 '그래프 서치(Grapg search)'라는 특화된 검색 기능을 꺼내들었다. 검색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구글과의 차별화를 위해 맞춤형 검색을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사생활 침해란 부분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일단 사용자가 필요한 정보만을 끄집어 낼 수 있도록 한 점은 매력적이다. 리서치사 웨드부시는 오는 2015년까지 그래프 서치를 통한 매출이 30억~40억달러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페이스북의 최대 리스크는
페이스북의 앞날에 융단만 깔려있는 건 물론 아니다.
광고를 뉴스피드(Newsfeed)에 본격적으로 노출하기 시작하면서 사용자들에게 불편함을 주는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일부 사용자들은 이를 스팸으로 여기고 스폰서 링크나 사용자의 이름까지 쓰여진 프로모션 등에 불평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에선 사용자들이 자신의 사진을 허락도 받지 않고 상업적 목적 때문에 팔아 넘겼다며 페이스북에 집단소송을 내기도 했다.
로비 자금도 늘어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해 페이스북의 로비 비용이 200% 가까이 늘어났다. 사생활 보호, 데이터 수집 등과 관련해 각종 공격을 받다보니 규제 당국을 달래기 위해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있는 것이다. 공시엔 작년 여기에만 39억9000만달러를 썼다고 나와 있다. 지난해 구글의 로비 비용도 전년보다 70%,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10% 늘긴 했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