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대차대조표가 금융위기 이전에 비해 3배 이상 증가, 3조달러에 육박했다.
일부 시장 전문가는 연준이 양적완화(QE)를 2015년까지 지속, 대차대조표를 최대 5조달러까지 늘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매월 850억달러 규모로 모기지 증권과 국채를 매입하는 연준은 장기간 이어진 제로금리와 유동성 공급에 따른 시장 과열에도 이를 중단하지 않을 움직임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전례 없는 연준의 대차대조표 급팽창을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보호 신청을 하기 직전 2008년 9월10일 연준의 대차대조표는 9240억달러였다. 세 차례에 걸친 QE를 시행하는 사이 연준의 자산 규모는 2조9700억달러로 불어났다.
웰스 파고 어드밴티지 펀드의 브라이언 제이콥슨 포트폴리오 전략가는 “전세계 어떤 중앙은행도 이 같은 속도와 규모로 대차대조표를 늘린 사례는 없다”며 “연준은 전속력으로 돌진하는 자동차와 같다”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마이클 핸슨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이 경기회복에 모든 것을 걸고 정책 카드를 동원한 사례는 찾기 힘들다”며 “과거 폴 볼커 전 의장이 인플레이션을 떨어뜨릴 때까지 금리를 올렸던 것과 정확히 대조를 이루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1979~1987년 볼커 전 의장은 연 15%로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연방기금 금리를 최고 22%까지 올린 바 있다.
연준의 대차대조표 팽창은 미 재무부에 적잖은 반사이익을 안겨주고 있다. 연준은 보유한 국채의 이자 수입으로 자체적인 경비를 처리하고, 남은 수입을 재무부로 보내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준이 재무부에 송금한 금액은 889억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시장금리 상승으로 인해 연준의 이자 수입이 가파르게 하락할 것으로 우려된다. 연준의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연준의 이자 수입 감소로 재무부 송금액이 대폭 줄어들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궁극적으로 전혀 송금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NP 파리바의 줄리아 코로나도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이미 비전통적인 영역에 발을 들여 놓았다”며 “값싼 유동성이 언젠가 금융권을 거쳐 실물 경제로 유입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커다란 리스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