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연초 주식시장으로 대규모 자금이 몰리면서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이른바 자금 대순환(Great Rotation)이 가시화되는지 여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실제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최근 상황을 자금 대순환으로 진단하고, 위험자산으로 자금 밀물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심리를 가장 비관적인 상태에서 가장 낙관적인 상태까지 0~10으로 평가할 때 현재 투자심리는 8~9에 이를 정도로 ‘리스크-온’에 무게가 크게 실렸다는 얘기다.
진단이 적중할 경우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Fed)는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셈이 된다. 시중 자금을 주식과 부동산 시장으로 유인해 자산 가격을 올리고, 여기서 발생한 부의 효과에 기대 내수 경기를 살린다는 것이 연준의 계산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 업체 리퍼에 따르면 지난주 주식형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로 유입된 자금은 180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기록한 최고치를 웃도는 금액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08년 이후 주간 기준 최대 금액이며, 4주 기준으로는 2000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밖에 정크본드 시장이 지난해에 이어 강세장을 연출, 수익률이 가파르게 떨어지는 점이나 소형주를 포함해 배당주가 아닌 종목이 상승 탄력을 받는 현상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펀드평가사 모닝스타의 마이클 로슨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채권으로 만족스러운 수익률을 얻기 어렵다는 사실을 점차 강하게 확신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조심스러운 시각을 드러냈다. 금융시장의 자금 대순환을 단정짓기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다.
JP모간의 에릭 베인스타인 신용 전략가는 “신용 수요와 스프레드 등 일부 지표로 근거해 볼 때 일정 부분 투자자금의 재분배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하지만 대순환이라고 판단할 만큼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적어도 앞으로 수주일 동안 자금 동향을 지켜본 후 판단해야 한다는 얘기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