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사 늦어지며 예비후보 참여의지 회의론도
[뉴스핌=이강혁 기자] 쌍용건설의 제3자 방식 유상증자가 이르면 다음주 후반 본입찰 제안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적격예비후보 2곳 모두 4주의 실사에 이어 2주간 기한을 연장하고 경영진 및 임직원들의 개별 인터뷰를 진행 중이다.
다만 쌍용건설은 현재 예비후보 2곳의 본입찰 제안서 접수 이후에도 투자자가 확정될 때까지는 투자의향이 있는 곳 모두에게 추가 실사를 개방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서류 심사만 통과하면 누구나 데이터룸을 열어볼 수 있고, 추가로 투자자 선정이 가능할 수 있다는 의미다.
최대주주인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가 관여하지 않은 형식으로 진행되면서 국가계약법 적용 대상이 아닌 민간방식의 공개경쟁입찰이기 때문이다.
10일 유상증자를 주관하는 삼성증권과 캠코, 쌍용건설 등에 따르면 현재 실사를 벌이는 예비후보들은 이르면 오는 18일께 본입찰 제안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번 유상증자에 관여하는 한 관계자는 "이르면 18일, 늦어도 21~22일까지는 제안서를 받는 것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예비후보 2곳 모두 참여의지가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예비후보는 외국계 부동산개발업체 2곳이다. 홍콩과 룩셈부르크에 각각 거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투자자 확정까지는 이들의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달려있다.
다만,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홍콩계 투자자를 이번 유상증자의 유력한 후보로 보고 있다. 동남아시아 시장 전반을 주무르는 화교자본을 뒷배경으로 파악하고 있어서다. 이들은 이번 실사 기간 중 회계법인 선정 등에 10억원 가량을 지출했을 정도로 참여의지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룩셈부르크계 역시 투자의향서 제출 당시 참여금액을 2700억원 이상 적어낼 만큼 의욕적인 행보를 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실사가 예정보다 늦어지자 예비후보들의 유상증자 참여의지가 있는지에 대한 회의론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들 후보들이 쌍용건설의 해외사업을 보고 투자에 뛰어들겠다고 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국내 상황이 예상보다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본입찰 참여를 망설이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다.
이에 대해 유상증자 업무를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당초 계획이 4주 실사 후 2주 연장인데, 실사 초반 회계법인 문제 등으로 실제 시작이 늦어졌기 때문"이라면서 "외국계 투자자라서 국내 경영상황에 두려움이 있어 꼼꼼히 살펴보려고 실사 기간을 늘려달라는 요청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한편, 다음주 후반께 본입찰 제안서가 접수되면 1월을 넘기지 않는 선에서 최종 계약을 진행하겠다는 게 쌍용건설의 계획이다. 2월 중 유상증자 대금이 유입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최소 1500억원 이상인 이번 유상증자가 성공하면 투자자는 쌍용건설 지분 50% 이상을 확보하게 된다. 현재 최대주주인 캠코의 38.75% 지분은 10% 중반으로 낮아진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