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홍승훈 기자] 최근 경기민감주와 소재주에 대한 시장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국내 기관투자자의 시각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어 주목된다.
기관투자자들 대부분 내년 글로벌 경기 방향성이 올해보다는 다소 개선될 것이란 전망에는 크게 이견이 없지만 기존 IT와 자동차 등을 주력으로 하면서 내수주를 포트폴리오에 상당부분 담아온 기관들은 경기민감주쪽으로 방향을 틀 정도의 변화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반면 내년 증시 모멘텀을 철강이나 화학, 조선 등에서 찾는 이들도 있다. 이들의 경우 한두달전 경기민감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한 상태다. 다만 변화를 예상하는 기관들 역시 경기민감주의 대세 상승 보다는 중기 관점의 투자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KB자산운용 송성엽 CIO(운용총괄)는 "두달여전 내수주에서 경기민감주쪽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했다"며 "경기 방향성이 올해보다 내년 다소 선명해질 것으로 보고 이같은 전략을 취했다"고 말했다.
특히 KB는 철강주가 글로벌리 관심을 받으며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송 CIO는 "중국에서 이미 철강가격이 상승하는 등 글로벌리 가격이 올라가는 추세"라며 "구조적으로 전면 돌아선다고 보긴 어렵겠지만 소순환 싸이클내에서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봤다.
다만 IT업종에 대해선 차별화를 점쳤다. 예컨대 LG디스플레이에 대해선 긍정적인 반면 삼성전자에 대해선 휴대폰 마진 감소 등을 이유로 일반적인 시장 뷰에 비해 부정적인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다.
레오투자자문도 경기민감주에 대한 긍정적인 뷰를 갖고 있다. 주로 철강, 화학, IT 등이다.
김상백 레오 사장은 "철강의 경우 공급초과 상황으로 보는데 실제는 완화될 가능성이 높고 화학 역시 경기가 회복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소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IT에 대해선 주요 대표 IT주 중에서 환율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본 LG전자를 제외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IT기업에 대해 긍정적인 스탠스다.
반면 미래에셋은 경기민감주에 대한 다소 부정적인 뷰를 견지하고 있다. 특히 철강과 화학 등의 소재주는 밸류에이션 저평가 해소 이상의 랠리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김호진 투자전략위원회 상무는 "내년 글로벌 경기전망이 방향성측면에선 긍정적일 수 있지만 그 폭은 매우 제한적인 수준일 것"이라며 "특히 경기민감주 섹터의 경우 구조적인 이익증가 요인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하다"고 언급했다.
삼성전자 중심의 IT섹터의 시장 주도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봤다. 김 상무는 "내년 어려움 속에서도 IT섹터의 주도적인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다만 자동차는 해외 경쟁자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할 수 있어 그 대응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자산운용도 기존 내수주 중심의 포트폴리오에 대한 변화가 크게 없는 상태다. 내년 초까지 시장 흐름을 좀더 탐색한 뒤 포트 전략을 재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남동준 주식운용본부장은 경기민감주 전망에 대해 "밸류에이션 갭을 메울 정도의 상황은 됐지만 핫(hot)한 종목은 안보인다"며 "내년 1~2월까지 시장방향을 탐색한 뒤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전해왔다.
다만 IT와 자동차에 대해선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을 좋게 본다"며 "자동차의 경우 일부에서 우려를 하는게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한편 업계 운용사 한 펀드매니저는 "1년 수익률이 중요한 지금 포트폴리오에 대한 전면 재조정은 없겠지만 연초가 되면 서서히 변화가 예상된다"며 "무엇보다 경기민감주를 담을 지 말지가 최대 이슈"라고 귀띔했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