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3월1일…전문·일반의약품 사업분리
[뉴스핌=조현미 기자] 동아제약이 내년 3월 1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된다. 지주사 전환의 가장 큰 특징은 전문의약품과 박카스를 비롯한 일반의약품의 사업자가 분리되는 것이다.
전문약 사업은 ‘동아에스티’가, 일반약은 ‘동아제약’이 각각 담당한다. 동아제약은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가 100% 지분을 가진 비상장 법인으로 만들어진다.
이에 따라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 일가의 경영권이 강화될 전망이다. 동시에 캐시카우인 박카스이 비상장사로 넘어감에 따라 주주 가치는 훼손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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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호 동아제약 회장 |
동아제약이 발표한 지주사 전환 계획에 따르면 기존 동아제약은 투자사업과 바이오의약품을 담당하는 동아쏘시오홀딩스로 바뀐다.
인적분할을 통해 신설되는 사업회사인 동아에스티는 전문의약품·의료기기·진단·해외 사업을 담당하고, 물적분할 신설회사인 동아제약은 박카스 등의 일반의약품 사업을 각각 담당한다.
동아에스티는 심사를 거쳐 재상장하나 신설되는 동아제약은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가 지분 100%를 지닌 비상장사로 남는다.
현 주주들은 동아제약 지분의 63%는 동아에스티, 37%는 동아쏘시오홀딩스 주식으로 받게 된다.
동아제약의 지주사 전환 결정은 취약한 경영권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대주주인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 일가가 보유한 주식은 11.09%에 불과해 적대적 인수·합병(M&A)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영국계 다국적 제약사인 글락소그룹이 9.91%, 국민연금이 9.50%, 업계 경쟁사인 한미약품은 8.71%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강 회장 일가가 주식스왑과 3자배정 유상증자 등을 통해 지주사 지분을 늘릴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 2010년 지주회사 한미홀딩스 체제로 전환한 한미약품의 임성기 회장 일가도 이 같은 방법으로 경영권을 강화한 바 있다.
지주회사 전환 이전 한미약품 지분 26.33%를 보유했던 임 회장 일가는 주식스왑을 통해 한미홀딩스 지분율을 67.19%로 늘렸다.
강 회장 일가는 동시에 알짜 제품인 박카스를 100% 자회사인 동아제약에 남겨두며 지주사의 수익성은 한층 높였다.
반면 동아에스티는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된다. 박카스 사업이 떨어져 나가면서 수익에 비해 비용 증가의 폭이 더 클 전망이다. 이익은 자연스레 줄어든다.
따라서 강 회장 일가를 제외한 일반주주에게는 오히려 불리한 상황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동부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지주회사 전환 후 사업회사인 동아에스티에 부정적인 측면은 캐시카우인 박카스가 비상장사인 동아제약에 넘어가게 된다는 것”이라며 “최근 슈퍼마켓 판매로 성장률이 높았던 점을 감안하며 더욱 아쉬운 부분이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동아제약 측은 “지주회사로 전환되더라도 주주 가치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주주 가치를 유지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조현미 기자 (hmch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