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표 환율 언급 이례적, 기업 요구와는 거리
[뉴스핌=우동환 기자] 글로벌 환율전쟁에 대해 시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차기 일본 총리에 오를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가 엔화 약세 유도에 대한 의지를 다시 강조하고 나섰다.
23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는 TV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일본은행(BOJ)이 영국과 미국의 통화 절하 움직임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베 총재는 특히 엔화가 달러에 대해 약 90엔 선 정도로 약세를 보여야 일본의 수출 기업들을 지원할 수 있다며 목표 환율을 직접 언급했다.
그는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자국 경제를 부양하고 수출을 늘리기 위해 돈을 찍어내고 있다"며 "미국이 대표적인 예로 꼽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재는 미국 연준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언급하면서 "만약 이 같은 흐름이 계속된다면 엔화는 불가피하게 강세를 보일 수밖에 없어서 이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달러/엔 환율이 80엔 범위에서 움직이는 것과 90엔 선에서 움직이는 것은 일본 기업에는 상당한 차이를 불러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베 총재는 "만약 엔화가 달러에 대해 85엔 선 위에서 거래되면 그동안 수익성 때문에 법인세 납부에 주저했던 업체들이 세금을 납부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자민당의 이시바 시게루 간사장 역시 차기 정부가 급격한 환율 변동을 막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시바 간사장은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차기 정부가 달러/엔 환율을 85엔~90엔 선 부근으로 유지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엔화가 약세를 보일 수 록 좋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이 범위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 주요기업 경영자들은 달러/엔 환율이 100엔 선이 되어야 국내 생산 거점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어 기업이 요구하는 수준과 아베 총재가 발언한 목표와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