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식 부회장 |
LG그룹은 29일 그룹인사에서 (주)LG의 대표이사를 맡았던 강 부회장을 LG경영개발원으로 발령냈다. 사실상 구본무 회장을 도와 LG그룹 경영전반을 책임졌던 강 부회장이 경영일선에서 손을 뗀 것이다.
강 부회장은 지난 1999년 3월 구조조정본부장을 맡으면서 구 회장을 보좌하며 재무구조개선, 사업구조조정, 출자구조 개편 등 그룹 구조조정 작업을 진두지휘 했다.
강 부회장의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시점도 이 때 부터다. 당시 강 부회장은 구조본부장을 거치면서 전략기획통으로서의 능력과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외환위기 이후 LG가 36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하고 LG디스플레이(당시 LG필립스 LCD)등 14개의 합작기업을 탄생시키는 과정에서도 강 부회장은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강 부회장은 지난 2003년 3월 LG그룹의 통합 지주회사인 (주)LG를 출범시킬 때도 주도적인 업무를 맡았다.
그룹 2인자에 오르는 과정에서 수난의 세월도 있었다. 지난 2002년 대선 전 한나라당에 불법 정치자금 150억원을 제공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는 시련도 겪었다.
이후 강 부회장의 그룹 내 입지는 더 강화됐다. 지주회사 출범 첫해인 2003년 3월 (주)LG의 대표이사 부회장에 선임된데 이어 이듬해인 2004년에는 LG화학 이사회 의장까지 맡으면서 사실상 그룹 2인자의 위치에 올랐다. 이 시점부터 강 부회장은 LG그룹 경영전반에 깊숙히 관여하며 구 회장을 보좌하기 시작했다.
조준호 사장 |
LG그룹 관계자는 "강 부회장은 사실상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조 사장이 업무를 대신하게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조 사장이 LG그룹 경영전면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한 시점은 2009년부터다. 당시 조 사장은 (주)LG의 공동 대표이사에 구 회장, 강 부회장과 함께 이름을 올리며 주목받았다.
이어 이듬해 2010년에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재계의 주목을 받았다. 조 사장은 지난 1996년 구조조정본부 상무로 실력을 인정받은 뒤 LG전자 등을 거쳐 그룹을 대표하는 (주)LG의 수장에 올랐다.
조 사장은 휘문고와 서울대 경제학과, 시카고대학 마케팅 석사를 거쳐 지난 1986년 LG전자에 입사, 정보통신 전략담당 부사장과 정보통신 사업본부 북미사업부장을 지냈다.
이번 LG그룹 인사를 통해 LG화학의 김반석 부회장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김 부회장은 이사회 의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그 자리에 박진수 석유화학사업본부장(사장)이 선임됐다.
재계에서는 이번 LG그룹의 인사가 인적쇄신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시각이다.
재계 관계자는 "LG그룹의 이번 인사가 예상보다 큰 변화를 준 듯 하다"며 "구 회장의 인적쇄신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양창균 기자 (yang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