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JLPGA투어 35개 대회 가운데 16개 대회에서 한국선수들이 우승했다. 거의 두 개 대회 중 한 개꼴로 우승한 셈이다.
여기에 상금왕도 한국선수 몫이었다. 25일 끝난 JLPGA투어 시즌 폐막전에서 이보미(24.정관장)가 우승했다. 시즌 3승를 기록하며 상금랭킹 2위(1억867만엔)에 올랐다.
올 시즌 상금왕은 4승의 전미정(30.진로재팬.1억3238만엔)이 차지했다. 3년 연속 한국선수가 상금왕에 등극했다. 2010~2011년은 올 시즌 3승의 안선주(25)가 상금왕에 올랐었다. 안선주는 올 시즌 상금랭킹 4위(1억120만엔)를 차지했다. 상금랭킹 상위권을 한국선수들이 독식했다.
올 시즌 16승 합작은 역대 최다 우승기록이다. 2010년의 15승을 뛰어넘었다.
지난 6월에는 당시 아마추어였던 김효주(18·롯데)가 산토리 레이디스 오픈에서 우승하며 JLPGA투어 관계자들을 ‘멘붕’ 상태로 만들었다.
‘안방’을 한국선수들에게 내준 일본선수와 JLPGA투어는 사실 초상집 분위기다. 한마디로 죽을 맛이다. 뾰족한 대책이 없으니 더 죽을 맛이다.
대 놓고 말은 안하지만 대회 스폰서들도 불만이 크다. 한국선수들의 우승으로 홍보효과가 떨어지고 있는 것. 아예 발을 빼겠다는 스폰서업체가 나오고 있을 정도다.
그렇다고 한국선수들의 진출을 막을 방법도 없다. 일본선수들의 실력이 부족한 것을 어쩌겠는가.
일본여자선수들이 지국 투어를 한국선수들에게 내주다시피한 것은 편하게 돈을 벌겠다는 안일한 자세 때문이기도 하다. JLPGA투어는 미국투어 다음으로 상금과 대회 규모가 크다. 굳이 해외로 눈을 돌리 필요가 없었다. 일본여자선수들은 미국투어에 거의 진출하지 않는다. JLPGA투어에서 편하게 상금 벌면 되는데 미국투어에 진출해 생고생을 할 필요가 없어서다.
반면 한국여자선수들은 달랐다. 국내무대의 대회가 적다보니 일찍부터 해외투어로 눈을 돌렸다. 죽자 살자 식으로 덤벼들었다.
이제 국내 톱프로들에게 JLPGA투어는 미국투어에 진출하기 위한 전초기지에 불과하다. JLPGA투어에 진출해 1~2년 경험을 쌓은 뒤 미국투어로 건어 가는 수순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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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미 [사진=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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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정 [시진=뉴스핌DB] |
[뉴스핌 Newspim] 이종달 기자 (jdgolf@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