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뉴스핌 강필성 기자] 삼척시의 민간 화력발전소 유치전이 점차 혼탁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작 건설의향서가 지난달 제출됐음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의 경쟁은 가라앉기는커녕 점차 가열되는 분위기다. STX에너지와 삼성물산이 시의회에서 유치 부결 처리돼 사실상 탈락 선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삼척 화력발전소 사업자 선정은 사업자들의 사업계획서(75점), 주민의견(15점), 삼척시·시의회 평가(10점)으로 이뤄져 있다. 현재 삼척 화력발전소 입찰에 뛰어든 동양파워, 동부발전삼척, 포스코에너지, STX에너지, 삼성물산 등 5개사가 모두 80% 이상의 주민 동의를 받은 만큼 삼척시의 10점을 받느냐의 여부는 입찰을 좌우할만한 사안이다.
주민 여론은 호불호가 명확하게 엇갈리고 있다. 시의회를 통과한 3개사와 달리 탈락한 사업 부지 주민들은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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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시 곳곳에 걸려있는 현수막. |
현재까지 삼척시 곳곳에는 시의회의 결정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현수막이 붙어있다. 공정한 평가과정이 결여된 시의회의를 질타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이어 지난 15일에는 심의를 통과한 3개사가 추가 심의에 반대하는 건의문을 삼척시와 시의회에 제출한 상황. 시의회 내부에서는 주민들의 반발에 재심의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하면서 갈등은 점차 고조되고 있다.
이 논란의 중심에는 바로 삼척시의회가 자리하고 있다. 현재 삼척시의회는 구체적인 일정이나 방침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을 삼가하는 상태다.
삼척시의회 사무국 관계자는 “재심의 여부는 아직 결정난바가 없다”며 “시위원 사이 의견이 통일되지 않아 언제쯤 결론이 날지, 정작 재심의가 이뤄질지에 대해서도 밝힐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 삼척시 입장에서는 재심의를 하더라도 난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존 입장을 뒤집어 STX에너지와 삼성물산의 유치시키더라도 다른 세 개 업체가 반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기준 없는 심의였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양쪽의 가능성을 열어둔 채로 지경부의 결과가 나오길 기다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관련 업체 관계자는 “삼척 시의회에서 자신들의 말을 번복하게 되면 최종 사업자 결정이 나더라도 탈락 사업부지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결국 시의회에서 재심의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경부의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발표가 언제 이뤄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당초 올해 말까지 발표가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대선이 시작되면서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새 정권이 들어서고 계획이 진행된다면 삼척 화력발전소 계획 자체가 수정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업체 선정은 늦어지고 시의회가 지지부진한 태도를 보이면서 삼척시를 둘러싼 갈등은 더욱 증폭되는 과정이다.
현지 관계자는 “조용하고 평화롭던 마을에서 화력발전소로 편을 가르고 다투게 됐는데, 이게 무슨 난리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