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종달 기자]우리나라가 골프하기에 썩 좋은 환경은 아니다. 동절기가 길고 여름철에는 장마까지 있어 진짜 좋은 코스 컨디션에서 라운드 할 수 있는 기간이 길지 않다.
여기에 그린피는 비싸고 그늘집과 골프장 식당의 음식값은 ‘바가지’ 수준이다. 단체팀을 예약하면 프로숍에서 참가상이라도 구입해야 한다.
골퍼들도 라운드가 ‘전투’식이다. 성적은 좋아야 하고 내기골프에서는 이겨야 한다. 특히 성적에 민감하다. 캐디가 단 한 타라도 적게 적어 줘야 좋아한다.

골퍼들 스스로 달달 볶는다. 그래서 골프연습장에 가도 클럽헤드가 부셔져라 볼을 때리는 사람뿐이다. 골프장에서도 느긋함이 없다. 스코어에 대한 불만, 스윙에 대한 불만으로 시작해 결국 불만으로 라운드를 마친다. 비싼 돈 내고 열 받으러 골프장 가는 셈이다.
이게 다 골프를 즐길 줄 몰라서 그렇다. 자신을 조금만 내려놓으면 라운드가 한결 즐거워 질텐 데 그걸 못한다. 골프에서 이기려면 즐겨야 한다. 미국의 프로골퍼 헤일 어윈은 “즐기는 것이 이기는 조건이다”고 말했다.
골프를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덤벼들면 피곤해 진다. 라운드는 혼자 싸우다 지친다. 동반자를 배려하고 룰과 에티켓을 지키는 모습을 찾기 힘들다.
골프의 최종 목표는 승리, 이기는 것이 아니다. 요즘 ‘힐링’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 골퍼 스스로 행복해 지는 골프가 필요하다. 힐링골프는 이기는 골프가 아니라 즐기는 골프다.
토미 아머는 “골프코스는 여자와 같다”고 했다. 여자는 다루는 솜씨에 따라 다르게 반응한다. 골프가 즐겁지 않았다면 골프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 한번 생각해 보자.
[뉴스핌 Newspim] 이종달 기자 (jdgolf@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