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최근 국내 섬유업체 사이에서 최고의 화두로 아라미드 섬유가 떠오르면서 선발업체인 코오롱의 애간장이 타고 있다. 국내 후발 업체들이 일제히 생산량을 확대하거나 기술 개발에 한창인데도 불구하고 유독 소송에 묶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새로운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손꼽히는 이 섬유는 같은 무게의 강철보다 5배나 강도가 높거나 섭씨 500도에도 연소되지 않는 등 뛰어난 내열성을 지닌 것이 특징. ‘마법의 실’이라는 별칭까지 따라다닌다.
5일 현재 아라미드 사업에 진출한 섬유업체들은 투자 경쟁이 한창이다.
섬유업체 휴비스는 1000톤 규모 메타 아라미드 생산시설을 준공한 것에 이어 내년 3000톤까지 연산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파라 아라미드의 시험생산에 성공하고 내년 중 상업생산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웅진케미칼은 다음달까지 메타 아라미드의 생산량을 기존 450톤에서 3000톤으로 확대할 계획으로 사실상 투자 막바지 단계다.
효성 역시 2009년 파라 아라미드 자체 생산에 성공하면서 1000톤 규모 생산시설을 갖춘 상태다.
파라 아라미드는 고강도 물성으로 주로 방탄복 및 우주장비에, 메타 아라미드는 400도까지 견딜 수 있는 내열성이 특징으로 주로 소방복에 쓰인다. 아라미드 시장규모는 약 3조원 대로 추정되고 있다.
이중 메타 아라미드는 듀퐁사가 약 69%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파라 아라미드는 일본의 데이진과 듀폰이 각각 45%대로 시장을 양분하는 상황. 중국 섬유업체들의 아라미드 시장 진출이 가속이 붙는 가운데 국내 업체도 글로벌 시장을 노리고 숨 가쁘게 생산량을 늘리는 단계다.
국내 업체들의 이같은 약진에 애간장이 타는 것은 코오롱이다. 코오롱은 2005년 세계 세 번째로 파라 아라미드 섬유를 자체 개발한 뒤 연간 생산량 5000톤의 시설을 구축하는 등 국내 아라미드 시장을 사실상 주도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당초 예정된 증설은커녕 당장 제품 생산마저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듀폰과 기술유출 관련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미국 법원에서 1조원 대 배상판결이 내려졌기 때문. 아울러 아라미드 제품 생산 및 판매를 20년간 중단한다는 명령도 받았다.
이에 항소하면서 당장 제품 생산과 판매는 차질이 없었지만 미국 검찰이 경쟁사 기술을 훔친 혐의로 코오롱 기소를 결정하면서 미국 시장 진입이 좌절될 수 있다는 위기감은 어느 때보다 높다.
업계에서는 아라미드 섬유 시장 경쟁이 이제 본격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라미드 섬유는 글로벌시장 수요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새로운 소재 산업”이라며 “다만 현재까지 듀폰 등의 선발업체 시장점유율이 지배적이고 그 외에 중국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어 이에 따른 국내 업체의 경쟁도 치열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아라미드는 아직까지 국내 수요보다는 대부분의 수출로 이어지는 산업”이라며 “현재까지 국내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이렇다 할 영역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코오롱-듀폰의 소송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