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銀 "선물환 포지션 증가 미미", 시장참여자 "지켜봐야"
[뉴스핌=김선엽 기자] 다음 달 실시될 예정인 외환 공동검사를 앞두고 국내 금융시장은 대체로 침착한 모습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사태의 추이를 파악하는데 집중하지만 섣부르게 당국의 제도 변화를 예측하며 움직이는 것도 위험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3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은 공동으로 국·내외 은행들의 선물환 포지션 실태에 대한 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국내 금융시장 참여자들은 대체로 금융당국의 외환조사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공동조사 수준의 정책 대응은 이미 어느 정도 예상했다는 분위기다. 오히려 정부의 대응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판단이 힘을 얻고 있다.
이에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개장 초반의 상승세를 반납하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일보다 1.30원 오른 1097.10원에서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오후 2시 25분 현재 전일보다 4.30원 하락한 1091.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정부의 스무딩오퍼레이션이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규제 강화를 한다고 해도 공동조사라는 절차를 거치고 나서야 실시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외국계 은행의 한 채권 매니저는 "시장은 정부의 의지를 확인하고 싶어 한다"며 "그것이 900원인지, 1000원인지 등을 알고 싶은데 공동조사만으로는 정부의지가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정부의 의지가 가시화되지 않음에 따라 시장의 예상보다 개입이 늦어지면서 환율 하락심리가 가속화되고 투기성 자금까지 몰리면서 아래쪽으로 쏠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채권시장에서는 은행권에서 국채선물 순매도가 증가하는 등 공동조사를 다소 부담스럽게 느끼는 모습이다. 하지만 실제적인 정책변화가 나오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국내 은행의 한 관계자는 "외국계 은행은 영향을 좀 받겠지만 로컬 은행들은 거의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우리의 경우에도 선물환 포지션이 올해 들어 4% 밖에 증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외은들이 재정거래 유인이 줄어들면서 채권 매입보다는 기업 대출을 많이 해왔다"며 "외은들이 포지션을 줄여도 채권시장에 대한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증권사의 한 매니저는 "외국계가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해도 그 쪽의 채권 포지션이 큰가 싶다"며 "걱정을 먼저 하다보면 반대로 당하니까 조심은 하되 그것만 믿고 포지셔닝을 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거래세를 도입하려고 하면 영향이 크겠지만 그 상황이 구체화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금융당국이 토빈세 등을 통해 외화유입을 직접적으로 규제하기까지는 난관이 예상된다. 주변국가들의 눈총은 둘째치고라고 자본유출의 트리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세 가능성을 내비치거나 선물한 포지션 한도를 좀 더 강화하는 정도에서 마무리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우리투자증권 박종연 연구원은 "2007년 외은지점에 차입한도를 규제한 이후 서브프라임 사태가 터지면서 환율이 급등했고 2009년에 국채관세를 면제해 준 이후로는 원화가 또 급격하게 강세로 갔다"며 "정부정책이 뒷북을 치면서 변곡점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외환규제 3종세트는 그나마 시의 적절했다"며 "지금도 투기적인 세력들에게 분명한 선을 긋는 차원에서 칼을 보여주는 것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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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