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홍승훈 기자] 권혁세 금감원장(사진)이 국정감사 초반 의원들의 기에 눌리지 않으려는 듯 형식적인 답변을 이어가자 의원들의 강한 질타와 비난이 쏟아졌다. 발단은 국회 정무위원회 두번째 질의자인 김기준 의원 차례였다.
9일 국회 정무위원회 김기준 의원은 금감원 국감장에서 박근혜 대선 후보 조카사위인 스마트저축은행 대주주이면서 대유신소재 회장인 박영우 씨의 부동산 임대차 계약에 대해 금감원의 검사착수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박 회장과 스마트저축은행의 임대차 계약과 관련, "스마트저축은행이 주변시세 대비 최소 15배에서 최대 50배 가량 보증금을 더 지급했다"며 부동산 소유주인 박 회장과 이상한 임대차 계약에 대한 현장조사 자료 등을 근거로 제시했고, 이에 대한 금감원장의 검사 의지를 거듭 요구했다.
김 의원은 "월세 900만원에 보증금 50억원을 내고 거래가 이뤄졌는데 이는 주변시세보다 최소 15배에서 최대 50배 더 비싼 금액"이라며 "사실상 스마트저축은행 대주주인 박영우 회장에 대해 수십억원대의 부당대금을 지원한 게 아니냐"고 현장조사 자료를 근거로 조목조목 따져물었다.
이 때문에 지난 5년간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한 스마트저축은행은 경영부실에도 불구하고 손해보는 부동산 임대차 계약, 계열회사의 골프회원권 매입 등 대주주를 위해 회사에 손실을 끼치는 행위를 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계속되는 김 의원의 질의에도 권 원장은 "관련 내용은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 추후 살펴볼 기회가 생기면 알아보겠다. 검사시기가 되면 알아보도록 하겠다" 등의 형식적인 답변으로 일관한 것.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저축은행 대주주들의 불법횡령 비리가 판치면서 사태를 키웠는데 금감원장은 아직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못하고 있다"며 "이는 스마트저축은행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같은 문제가 생기면 특별검사를 통해서라도 더 이상 피해자 확산을 막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성토했다.
급기야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강기정 의원이 김기준 의원에 대한 권 원장의 국감 수감자세에 대해 발끈하며 강하게 질타하고 나섰다.
강 의원은 "국회의원이 건물소재지 등 관련의혹에 대해 구체적인 현장조사 자료를 근거로 금감원이 제대로 모르는 것을 밝히며 검사를 촉구하는데 어떻게 그런 무성의하고 뻔한 답변만 늘어놓냐"며 거칠게 따져물었다.
이어 "듣고보니 이상한 거래가 맞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최소한 의원 자료가 사실이라면 이상하니 알아보겠다'든가 답을 해야지 왜 그렇게 답변이 흐리멍텅하냐"며 "국감을 하자는거냐 농담따먹기를 하자는 거냐"고 질타했다.
국감 초반부터 분위기가 심상치않게 흐르자 김정훈 정무위원장이 중재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강 의원의 지적은 금감원장의 수감자세를 지적하는 것"이라며 "보다 진지하고 긴장감을 갖고 국감에 임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럼에도 국감장 초반 권 원장의 수감자세에는 큰 변화가 감지되지 않았다. 이어 신한은행 계좌 무단열람 사건 등에 대한 김영주 의원의 질의에 대해서도 권 원장은 초기 "잘 모르는 사안"이라고 답했다.
결국 김 의원이 권 원장의 이같은 무성의한 답변 자세를 지적하고, 관련 근거들을 재차 따져묻자 그제서야 권 원장은 "알고 있는 사안이다. 4분기 신한은행 종합검사때 조사해보겠다"고 뒤늦게 궁색하게 답변했다.
한편, 이날 김영주 의원은 박근혜 대선 후보의 조카사위 박영우 대유신소재 회장과 올케 서향희씨가 사외이사로 5년간 재직했던 신우 대주주의 주식 불공정거래행위 등 친인척 연루회사의 주식 부당거래 의혹을 제기하며 금감원의 조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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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