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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먼 태양광 업체들..'돈먹는 하마' 어찌하리오

기사입력 : 2012년10월09일 11:05

최종수정 : 2012년10월09일 11:11

투자 잠정중단에서 외길 승부거는 기업들 '마이웨이'



[뉴스핌=이강혁 기자] "내년까지는 계속 어렵다고 봐야겠죠. 장기적으로는 당연히 가야할 사업이지만 그게 언제가 될지 고민스러운 건 사실입니다."

신성장원으로 태양광 사업을 진행 중인 한 대기업의 관계자는 그룹 해체위기에 몰린 웅진그룹 사태를 보면서 이같은 고민을 토로했다.

공급과잉과 이에 따른 제품 가격 폭락 등 태양광 사업의 먹구름이 웅진그룹 사태의 한 원인이 됐기 때문이다.

업계의 또다른 대기업 관계자도 "폴리실리콘은 물론 웨이퍼, 셀, 발전분야까지 태양광 업황 자체가 전반적으로 회복되지 않고 있다"면서 "계속되는 적자 속에서 얼마나 더 쉽지 않은 시간을 버텨야 할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태양광 사업에 뛰어든 기업들은 급변하는 시장의 불확실성에 직면하면서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셈이다. 

-한화솔라원이 중국 장쑤성에 세운 태양광 발전시설.

 ◆ 웅진 좌초위기 반면교사..투자 줄이며 숨고르기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태양광 사업을 벌이고 있는 업체들 대부분은 미래 성장가치를 의심하지는 않고 있다. '밤이 지나면 어김없이 아침이 온다'는 것은 태양광 업계에서 일종의 구호처럼 쓰는 말이기도 하다.

다만, 당장 성과를 낼 수 없다는 점은 업계의 깊은 고민으로 다가온다. 폴리실리콘에 집중하는 우리 업체들의 현실에서는 요즘처럼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이 생존기간을 얼마나 길게 잡고 가야하는지 답이 안나오는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태양광 사업은 곧 '돈먹는 하마'로 인식되는 게 요즘 추세"라면서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만큼 가격 경쟁력이 형성돼야 하는데 지금으로써는 미래만을 보고 끌고가면서 버티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단적으로 태양광 사업의 대표 제품인 폴리실리콘 가격은 kg당 20달러(8월말 기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해 초와 비교하면 반토막을 넘어 4분의1 수준까지 떨어진 가격이다. 지난해 3월 기준으로는 80달러 선을 유지했었다. 폴리실리콘이 금값보다 비싸다며 고수익 사업으로 각광받던 시절에 비해 형편없는 추락인 셈이다.

사실 웅진그룹이 좌초위기를 맞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계열사 극동건설 부도가 크게 작용했지만 그룹이 신성장원으로 집중투자했던 태양광 사업이 지속적으로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면서 오랜기간 재무상태가 악화된 원인이 크다.

웅진그룹 사태는 태양광 업계에게 일종의 반면교사가 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되는 사업이지만 당장은 시장이 안정되고 가격 경쟁력이 갖춰질 때까지 숨고르기를 해야한다는 게 요즘의 대체적인 분위기로 읽힌다.

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수요처는 고품질 제품이면서 가격이 저렴한 것을 요구하고 있어 지금으로써는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없어서 못 팔던 시절에 한번 해보자는 식으로 뛰어들었던 업체들 대부분은 사업을 접거나 웅진그룹처럼 기로에 서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OCI, LG, KCC, 현대중공업 등 태양광 사업이나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대기업들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신규투자를 사실상 멈춘 상태다. 고수익 사업이 돈먹는 하마 취급으로 내려앉았으니 확장보다는 내실에 치중하겠다는 의미다. 올해 들어서는 일부 공장의 가동을 중단시킨 업체도 나오고 있다.

일례로, OCI는 태양광 업황 부진으로 폴리실리콘 부문의 매출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아예 제4,5 신규공장에 대한 투자를 최근 잠정연기했다. 폴리실리콘 부문에서 세계 최대를 꿈꿨지만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마이너스 90%로 곤두박질 치면서 내린 결정이다.

LG화학과 LG이노텍도 태양광 관련 사업의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신규 투자를 보류한 상태다. 언제 다시 투자에 나설지 기약없는 기다림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중공업 역시 수직계열화 측면에서 진행하던 태양광 관련 사업에 지속적인 투자보다는 내실에 치중하고 있다.

결국 미래의 신성장원으로 태양광 사업에 대한 열망은 뜨겁지만 현재로써는 불확실성이 너무 높다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다. 얼마나 험난한 과정이 놓여 있는지 미지수라는 게 업체들의 목소리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 업계의 선발기업인 유럽시장의 업체들도 이미 줄줄이 사장된 상태"라며 "유럽 등 글로벌 경제가 회복세로 접어들고 기술이 보다 발전할 때까지 국내 업체들의 고난사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국내 최대 규모 한화..시름 깊지만 계속 간다

태양광 사업에 그룹의 미래를 걸고 있는 한화도 드러내놓고 내색은 안하지만 시름이 깊다. 국내 최대를 넘어 세계 태양광 제조분야 수성에 근접한 면모를 갖췄지만 내부 일각에서는 '투자를 좀 줄여보자'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수익성이 담보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이 크다. 단적으로 한화케미칼의 태양광 자회사 한화솔라원은 올해 1분기 416억원, 2분기 15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경기 변동에 대비할 수 있는 안정성과 원가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내부적으로 자부하고 있지만 수익적 측면에서는 선뜻 답이 나오지 않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화의 한 내부 관계자는 "시장의 5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업체들도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마당에 출혈 대비 수익성을 담보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생존도 어려운 상황에서 능력을 높이는데 너무 집중해온 것이 지금으로는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한화는 태양광 사업을 그룹의 백년대계로 굳게 믿고 있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라원 실장을 태양광 분야에서 투입시킨 것도 이런 맥락이다. 김동관 실장은 한화솔라원에 투입된 이후 국내보다는 중국에 주로 머물면서 시장을 읽고 개척하는 역할을 수행 중이다.

한화는 현재 폴리실리콘, 잉곳, 웨이퍼, 셀, 모듈에 이르기까지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태양광 수직계열화를 완벽하게 갖췄다.

지난 2010년에 솔라펀파워홀딩스를 인수하면서 태양광 사업 진출을 본격화한 뒤 잇따른 M&A(인수합병)와 발전소 건설에 집중투자한 결과다.

국내와 중국을 중심으로 미국과 독일까지 태양광 제조와 연구개발 밸트를 구축했다.

한화는 최근만 하더라도 세계적인 태양광 전문회사인 독일의 큐셀(Q-Cells)을 인수했다. 4000만 유로(약 550억원)를 쏟아부어 독일 본사는 물론 미국, 호주, 일본의 영업법인 등을 인수하기로 지난 8월 29일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큐셀 인수는 한화에게는 폴리실리콘-셀·모듈-발전시스템에 이르는 수직계열화는 물론 큐셀의 EPC(태양광 발전소 건설) 노하우를 접목해 글로벌 태양광 전문기업으로 거듭나는 의미있는 행보다.

다만, 현재의 태양광 시장을 놓고보면 당장 인수가격 대비 매출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큐셀은 최종 인수까지 최대 3000만 유로를 깎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2014년에나 이익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기 때문에 최대한 인수 가격을 낮추려고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태양광 사업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세계적으로 친환경 분야에 대한 요구와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태양광 사업을 단순히 사기업의 논리로만 봐서는 난국을 헤쳐가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태양광 업체 임원은 "태양광 분야는 한 기업의 수익모델보다는 국격 차원에서도 관심을 가져야 할 꾸준히 성장할 분야"라면서 "현재의 구조조정 시기가 지나면 성공적인 수출모델로서도 정부가 정책적인 지원에 나서주는 것이 하나의 방법 아니겠냐"고 의견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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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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