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부 재임시절 ‘독일병정’…“IT정책 더 적극적으로” 주문
[뉴스핌=배군득 기자] 이계철 방송통신위원장이 취임 6개월을 맞았다. 내년 3월 새 정부가 들어설때까지 임기를 마친다고 가정하면 터닝포인트를 돌아선 셈이다.
이 위원장의 6개월은 지난 35년간 통신분야에서 몸담았던 그 어느때보다 치열하고 긴박하게 전개됐다. 수많은 위기와 시련을 몸소 체험했던 그 였지만 세월의 무게는 부담스러웠다.
이 위원장은 정보통신부 재임시절 ‘독일병정’으로 불릴 정도로 업무추진력과 리더십은 이미 검증됐다. 이동통신의 단초를 제공한 CDMA, 통신시장 개방 등 맡은 임무를 확실하게 완수하면서 우리나라 IT산업의 기틀을 다지는데 공헌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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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철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3월 9일 오후 서울 광화문 방송통신위원회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
이 위원장은 지난 1997년 한국통신(현재 KT) 첫 공채 사장으로 선임되면서 각종 통신관련 사업에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다.
한국통신 사장 재임 시절에는 대규모 감원, 무궁화위성 3호 발사, IMF 극복, 자회사 매각 등을 진두지휘하며 민영화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섰다.
30년간 몸담았던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시작한 기업 CEO 자리는 그리 녹록치 않았다. 공무원 시절부터 검소한 공직자로 소문난 그가 기업에서 변화와 개혁을 부르짓자 공기업의 타성에 젖은 직원들이 불평을 쏟아냈다.
이런 내부적 갈등을 이겨내고 한국통신은 ‘전화회사’에서 ‘정보통신회사’로 탈바꿈 시키는데 성공했다.
또 벤처기업 가능성에 주목해 유망 인터넷과 소프트웨어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미래전망이 불투명한 ISDN을 포기하는 대신 ADSL로 초고속통신 사업전략을 바꿔 국내 인터넷 시장을 선도하는 업체로 거듭났다.
그러나 이같은 그의 탁월한 능력에도 불구하고 방송통신위원장 취임 후에는 이렇다 할 시너지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예전과 같은 열정이나 소신을 펼치기에는 남아 있는 짧은 임기가 못내 아쉽기만 하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나는 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나보다 더 젋고 시장을 잘 아는 전문가가 이 자리에 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를 IT강국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강한 결집력으로 뭉쳐야 된다.”
이 위원장이 취임 후 공식석상이나 개인적인 자리에서 자주 되뇌는 말이다. 떠날때와 머무를때를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이계철 위원장은 “IT산업은 항상 긴장하고 끊임없이 긴장해야 하는 치열한 시장”이라며 “IT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도 강한 구심점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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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배군득 기자 (lob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