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출 80% 해외서 RBS JP모건체이스 HSBC 등이 주거래은행
- 해외서 우리 기업들 달러 예치해, 국내로 들여와 대출하는 영업
- 우리나라 은행과 대기업, 해외서도 적극 협력하도록 지원해야
[뉴스핌=한기진 기자] 글로벌기업 삼성, 현대자동차의 주거래(주채권)은행은 RBS, HSBC, JP모건체이스, 로인드 등 외국계?
우리나라 금융제도상 대기업은 주거래은행을 하나씩 갖고 있다. 경영감시와 금융지원을 효율적으로 총괄하기 위해서다. 국내외서 벌어들인 돈을 주거래은행에 예치하고 또 이곳에서 대출받아 투자하면서 금융의 ‘선순환’ 기능이 있어 여러모로 우리 경제에 긍정적 효과를 준다.
하지만 우리나라 글로벌 기업들의 ‘진짜’ 주거래은행은 모두 외국계가 차지하고 있다. 해외만 나가면 외화 대출, 은행예치 등 거의 모든 금융서비스를 외국계로부터 받고 있다.
A 시장은행 부행장은 “글로벌 기업들은 우리로 치면 CMS에 외화를 유치하는데, 국내에 있는 외화예금은 세 발의 피에 불과할 정도로 큰 규모”라고 말했다. 8월말 현재 기업들이 국내 은행에 예치한 외화예금은 321억 달러다.
우리 은행들은 해외서도 주거래은행이 되기 위해 발버둥쳤다. 글로벌기업들이 신규로 진출하는 나라를 따라다니며 지점을 개설했다.
최근 우리은행이 인도 첸나이 지점을 개설한 것도 현지 진출한 현대차와 협력업체 주거래은행으로 선정되기 위해서였다. 또 신한은행은 인도 뭄바이 지점을 갖고 있으면서 LG전자나 두산을 공략하고 있다.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지점을 법인으로 전환하는 노력도 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이 해외시장 확대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주력시장인 미국 유럽에 있는 삼성이나 현대차 등 대기업 법인은 우리나라 은행들과 거래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선진 은행들과 거래해왔고 대출 금리도 10bp가량 저렴해, 일종의 ‘관행’처럼 굳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행권에서는 상황이 달라졌다며 우리나라 은행과 거래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과 서로 이해를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신용등급이 선진 금융회사들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해 금리 등 금융서비스에서 충분히 만족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국민 우리 신한 하나은행과 산업 수출입 기업 등 국책은행에 신용등급 A1을 부여하고 있다. 반면 골드만삭스와 도이체방크, BNP파리바, UBS, 바클레이스 등은 한 계단 아래인 A2를 부여했다. 최상위 Aa1 등급이었던 스위스의 크레디트스위스가 A1으로 국내 은행들과 같은 등급이다. 덕분에 외화차입 등에서 당당히 경쟁할 수 있고 국제적 위상도 높아졌다.
B시중은행 관계자는 “선진시장에서도 우리 은행들을 이용하면 이 돈이 다시 대기업에 돌아가면서 서로 상생하는 일이다”면서 “외국계 은행들은 우리 대기업들로부터 받은 돈을 국내로 들여와 달러장사밖에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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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