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종달 기자]법대로 안되는 게 골프다. 엄연히 골프룰이 있는데 아마추어골퍼들에게는 그게 ‘고무줄’이다.
있는 그대로, 룰대로 하는 골퍼가 과연 몇 명이나 될까싶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그린에만 올라가면 신경전이 벌어진다. 아마추어라고 퍼팅을 생략하라는 법은 없다. 스트로크 플레이에선 무조건 홀 아웃하는 게 룰이다. 기브가 없는 것. 그런데 한쪽에선 ‘기브’를 받으려고 하고 한쪽에선 ‘마크해’라는 말로 동반자의 기를 죽인다.

사실 골프를 잘못배운 골퍼들은 ‘뻑’ 하면 멀리건이다. 동반 플레이어가 멀리건을 외치지 않으면 자신이 멀리건이라고 말하면서 볼을 티에 올려놓는 골퍼도 있다. 숲속에서 볼을 찾아 들고 나와 페어웨이에 놓고 치는 것도 그냥 1벌타다.
그러니 그린 위에서 ‘꼴’리는 대로 기브를 주는 게 무슨 대수겠는가. 그런데도 누구는 주고 난 안줘서 열 받는 게 아마추어골프 세계다. 만약 비슷한 퍼팅거리인데 누구는 기브를 주고 누구는 안주면 분위기 깨지기 십상이다.
원칙대로 하면 기브는 매치플레이에서나 있는 것이고 스트로크플레이에선 없다. 끝까지 쳐서 홀에 넣는 게 룰이다.
기브를 준다고 얘기도 안했는데 한 클럽 거리만 되면 그냥 볼부터 주어 들어 주머니에 넣는 골퍼도 있다.
반면 골프는 역시 ‘구멍’ 맛이라며 끝까지 넣겠다고 ‘쪼는’ 골퍼도 있다. 그러나 이런 골퍼는 언니(캐디)가 가만 놔 둘리 없다.
뒷 팀이 열나게 쫒아와 기다리고 있으면 언니가 뭐 마려운 강아지 꼴이 된다. 그러면서 아직 퍼팅도 안했는데 홀에 깃대를 꽂고 다음 홀로 이동한다. 퍼팅 스탠스를 취하다 말고 뒤따라 온 골퍼는 “뭔 경우”냐며 따지지만 언니의 대답은 싸늘하다. “2빳다 오케이 아닌가요.”
경기진행을 경영의 첫 번째 원칙으로 삼는 우리나라 골프장에선 죽어라 넣는 것도 좋지만 상황 봐가며 ‘빳다’를 세워야 대접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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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이종달 기자 (jdgolf@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