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서영준 기자] 한국경제연구원은 '대기업집단 출자구조 규제에 대한 논의와 정책방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일부 정치권에서 공약하고 있는 대규모 기업집단 출자구조에 대한 일률적 규제를 도입할 경우 기업집단의 효율적이고 창의적인 경영활동이 위축될 것이라고 19일 밝혔다.
출자총액제한이나 순환출자금지는 대규모 기업집단의 출자구조를 일률적으로 재단하려는 규제이지만, 이는 기업성과와 지배구조상의 개선과 무관하며 오히려 규제적응과정에서 지배주주뿐 아니라 외부투자자의 이익도 저해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가공자본이란 기업집단을 형성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서 의도적으로 가공자본을 증폭시키기 위해 출자구조를 형성하고 있지는 않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예로 지주회사체제의 기업집단 가공자본 비율이 일반 민간기업집단의 경우보다 높고, 심지어 순환출자 구조를 보유한 기업집단의 경우보다 높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공기업집단 중 하나인 한국전력기업집단의 경우 출자구조로 인한 가공자본 비율이 43%로 나타났는데, 이는 한국전력이 출자를 통해 가공자본을 의도적으로 형성한 것이 아니라 정부정책에 따른 기업분할의 결과로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보고서는 이론적으로 순환출자구조가 형성되어도 오히려 소유지배괴리 지표가 감소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실제로도 순환출자구조를 형성하고 있지만 소유지배괴리 지표가 전체 기업집단의 평균치 이하인 기업집단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현실에서 기업집단이 순환출자구조를 형성하는 원인은 소유지배괴리 지표를 증대시키기 위한 목적도 아니며 가공자본을 형성하기 위한 목적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캐나다의 히스에드퍼(HEES-EDPER)그룹, 일본의 도요타(TOYOTA)그룹, 독일의 도이치뱅크( Deutsche Bank)그룹, 남아프리카의 앵글로 아메리칸(Anglo-American)그룹 등은 기업집단 내에 상장계열사와 비상장계열사를 가지고 있으며 순환출자구조를 비롯하여 복잡한 출자구조를 형성하고 있으나, 이들 기업집단들의 경우 우수한 기업성과를 보여주고 있으며 지배구조상의 문제가 제기되지 않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순환출자금지 등 출자를 제한하는 규제를 도입하게 되면, 구조조정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으며 규제순응을 위해 헐값매각으로 인한 소액주주 피해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한경연 관계자는 "결론적으로 출자구조 규제와 같은 일률적 규제로 기업집단의 출자구조를 재단하려는 정책은 배제하고 기업 내·외부 견제시스템과 시장규율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유인을 제공하고 보조하는데 정책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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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서영준 기자 (wind09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