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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10년, 日 증권업은?]① "증권사도 거래소도 쓰러졌다"

기사입력 : 2012년09월13일 14:20

최종수정 : 2012년10월09일 09:33

- 여의도 증권街, 일본식 장기불황 '열공'

한국경제가 '장기불황'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곳곳에서 '일본식 장기불황'에 대한 우려가 들린다. 부동산가격 하락, 저금리 등 경기불황이 심화되고 있는데다 본격적인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업황악화로 시달리는 여의도 증권가는 '불황'을 경험한 일본을 공부하려는 바람이 불고있다. '잃어버린 10년'으로 불리는 장기불황에서 일본 증권사들이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활로를 찾겠다는 얘기다.
이에 뉴스핌은 [잃어버린 10년, 日 증권업은] 기획 시리즈를 준비했다. <편집자 주>

[뉴스핌=문형민 기자]  “100여개 증권사가 망하고 더 많은 증권사가 생겼다.“

 ‘잃어버린 10년‘으로 대표되는 일본 경제의 버블 붕괴 시 증권업계도 심각한 어려움을 겪어야했다.

 니케이225 지수가 사상 최고치인 3만8900대까지 치솟는 등 일본 경제의 호황을 만끽하던 시절 일본 증권사는 1990년 당시 272개에 달했다.

 하지만 버블이 꺼지기 시작하며 니케이는 1990년 10개월 만에 약 50%나 급락, 2만900선까지 밀렸다. 이후 지수는 지속적으로 흘러내려 2001년 1만선이 붕괴됐다.

 ◆ 주가급락 + 거래감소 + 부실채권 + 도덕적해이 = 업계 구조조정

 주가의 하염없는 하락과 함께 거래대금도 가파르게 줄었다. 도쿄거래소, 오사카거래소, 나고야거래소 등을 합한 거래소의 일평균 거래대금이 1989년 1조5000억엔에서 90년 1조엔으로 줄더니 91~98년에는 절반인 5000억엔 내외 수준을 기록했다. 장기화한 거래대금 감소에 브로커리지 수수료가 영업수익의 40%에 달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았던 증권사들은 수익성 악화를 피할 수 없었다. 

 증권사 내부의 부실한 리스크 관리 시스템도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80년대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자 증권사들도 이를 활용하기 위해 부동산 대출을 과도하게 확대했다. 이는 거품 붕괴 후 고스란히 부실채권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경기침체로 기업 경영이 악화되자 부실 회사채가 늘어난 것도 증권사들에게 부담을 늘렸다.

 거래대금 축소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부실채권 증가 그리고 ‘총회꾼 사건’ 같은 도덕적 해이로 인한 신뢰도 하락이 증권업계의 구조조정을 촉발시켰다. 총회꾼 사건이란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주주총회를 기업이 원하는 대로 진행한 것으로 당시 4대 증권사였던 노무라, 다이와, 닛코, 야마이치 등이 이 사건에 연루됐다. 이로 인해 고객들이 거래를 중단하고, 대규모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1997년 11월 당시 일본 증권업계의 7위였던 산요증권이 도산한 데 이어 4대 증권사 중 하나였던 야마이치도 쓰러졌다. 이들을 시작으로 1998년까지 23개 증권사가 파산했다. 한계에 이른 증권사간 합병도 줄을 이었다. 내셔널과 메이코가 합치고, 상에이이시노와 야마타네가 합친 후 이즈미까지 총 5개 증권사가 SMBC프랜드로 다시 만들어졌다. 미츠비시UFJ모건스탠리는 거슬러 올라가면 1990년대 10개 증권사로 존재했으나 합병에 합병을 거듭하고 외국계까지 가세해 만들어졌다. 97년 이후 4년 동안 파산 또는 합병한 증권사가 약 100여개에 이르렀다.

 증권사뿐 아니라 거래소도 파산했다. 히로시마거래소, 나카타거래소가 2000년 3월 수익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동경거래소로 합병됐다. 이어 쿄토거래소도 2001년 3월 문을 닫았다.

 ◆ '일본판 금융 빅뱅' 이후 온라인 등 특화 증권사로 분화

 일본 정책당국도 이같은 상황을 좌시할 수 없게 됐다. 1996년 10월 총선에서 승리한 자민당은 '일본판 금융 빅뱅'이라 불리는 금융시스템 개혁에 나서게 된다. 당국은 1999년 10월 증권사 인허가제를 등록제로 바꾸고, 위탁매매업 최소 자본 요건을 1억엔으로 인하했다. 또 위탁매매 수수료율 전만 자율화와 금융 영역간 업무 제한을 폐지했다.

 이에 따라 온라인 전문 증권사를 비롯한 특화된 신생 증권사가 대거 출현했다. 도매전업 증권사, 선물회사 계열 증권사, 고액자산가 상대 증권사, 지방은행 계열 증권사 그리고 외국계 증권사가 우후죽순 늘어났다. 일본의 증권사 수는 이로부터 10년 후인 2000년 297개로 확대됐다.

 온라인 증권사 출현으로 거래 수수료율이 대폭 하락한 것도 이때다. 1999년 평균 36.5bp였던 거래 수수료율은 2000년 14.9bp로 절반 이상 줄었다. 온라인 거래비중이 2000년 상반기 3.6%에 불과했으나 2005년엔 28.7%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온라인 거래대금도 연평균 91.8%나 늘었다. 온라인 증권사인 SBI홀딩스는 2005년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에서 최대 증권사였던 노무라증권을 추월했다.

 개인투자자의 경우 온라인으로 거래하는 비중이 80% 이상으로 확대되자 증권사들의 영업점과 지점 수는 1990년 대비 2011년 현재 각각 43.9%, 31.3% 감소했다.

10년간의 격변기를 지난 후 일본 증권업계의 지도는 크게 달라졌다. 종합자산관리를 주로하는 대형 증권사 10여개(노무라, 다이와, 닛코 등)와 온라인 증권사(SBI증권, 마쓰이증권, 미네트증권 등), 해외투자 및 IB 등 전업 증권사(이아자와증권, 신생증권, 미래증권 등), 지방은행계 증권사(후쿠오카 증권, 니가타 증권) 등으로 차별화됐다.

이재길 유진투자증권 법인영업본부장은 “일본의 증권사들은 장기 불황을 겪으며 ‘할 수 있는 일만 한다’는 생각으로 수익을 내지 못하는 부분은 포기하고 특화하는 방향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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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문형민 기자 (hyung13@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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