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 법원에서 애플에 완패를 당하면서 그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당장 10억4934만 달러(약 1조1000억원)에 달하는 배상금액도 적지 않은 규모지만 그보다는 미국 시장 내에 미칠 이미지 악영향에 대한 우려가 높다.
삼성전자가 항소를 공식화했지만 1심에서 불리한 평결을 받으면서 ‘카피캣(모방자)’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는 것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삼성측 입장에서는 디자인 특허 침해 평결에 대한 부당성을 지적하는 합리적 논리적 대응책을 마련하는 게 절실한 상태다.
27일 삼성전자 등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 삼성전자 모바일사업부에서 세계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가장 큰 시장이 유럽과 중국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단일국가 스마트폰 판매량에서는 사실상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 2분기 기준 미국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2380만대로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16%를 차지하고 있다. 이중 삼성전자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23.4%로 2위에 올라서 있다.
삼성전자에서는 이번 소송이 미국시장 내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물론 이번 소송에서 패소해 제품 판매가 금지되더라도 핵심 쟁점이었던 갤럭시S1 기종은 이미 단종 됐고 갤럭시S2 등 기종에 타격도 제한적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갤럭시S3, 갤럭시노트 등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미국 내 이미지 실추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카피캣’의 오명을 뒤집어쓰고 평결까지 불리하게 나온 상황이니 향후 스마트폰 시장 경쟁에서 불리한 입장이 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애플이 이를 교묘하게 마케팅이나 제품 발표 때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미국 시장은 전세계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각축전이 벌어지는 만큼 이같은 ‘불명예’는 가치를 환산할 수 없는 손실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특히 애플이 아이폰5를 3분기 중 출시할 예정인 것을 감안하면 최근 스마트폰 판매로 승승장구하던 삼성전자의 실적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주력으로 판매중인 갤럭시S3, 갤럭시노트 외에도 3분기 중 갤럭시노트2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제품들이 얼마나 팔리느냐에 따라 향후 삼성전자의 실적이 좌우될 수밖에 없는 구도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매출 47조6000억원, 영업이익 6조720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이중 모바일부문 영업이익은 4조 3000억원으로 전체의 70% 이상 차지하고 있다.
아울러 소송이 확대될 가능성도 크다.
갤럭시S3, 갤럭시노트 등의 제품은 이번 소송에서 빠져있지만 향후 애플이 추가 소송을 통해 전선을 확대하면 얼마든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애플이 ‘둥근 모서리의 사각디자인’ 등을 자사 고유의 디자인으로 주장한 만큼 최신 제품들도 예외가 아닌 상황이다.
물론 아직 1심 재판인 상황인 만큼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향후 항소심 등을 통해 상황을 반전시키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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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