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의 연구..독자기술로 탄생한 '헤라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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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노랑색 황금실 `헤라크론` |
회사측 안내에 따라 조심스럽게 공장단지 안으로 들어가니 회색빛 건물에 색색별로 페인팅된 건물부터 1970년대 지어진 건물답게 갖가지 파이프가 드러나있는 건물들이 공존하고 있었다.
헤라크론 생산공장 내부로 들어가기 전 내부 관계자들의 철저한 보안이 시작됐다.
"서약서에 서명 부탁드립니다. 핸드폰 카메라에는 테이프를 붙이겠습니다"
미국 듀폰사와 아라미드를 두고 '1조 소송'이라는 섬유전쟁을 치루고 있는 코오롱이었기에 그 어느 때보다 당사의 보안정책에 날카로워져 있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아라미드 섬유인 헤라크론은 1979년부터 2000억원 이상을 투자한 연구 개발 끝에 2005년 국내최초, 세계 세 번째로 생산됐다.
헤라크론은 방탄복과 방탄헬멧 등 군수물자, 타이어 코드, 광케이블 소재 등 산업소재 부문과 우주항공소재, 골프채, 테니스라켓 등 스포츠용품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한 최첨단 섬유다.
앞서 타이어코드 공장을 지나 드디어 헤라크론 생산지 도착.
"이 곳은 사장님의 승인이 있어야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라는 박종태 헤라크론 생산센터장의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다시 한 번 이곳이 특급 보안지역이라는 것을 인지시켰다.
공장 내부로 들어가 첫 번째 본 공정은 섬유를 만들기 위한 원액을 만드는 과정이다.
헤라크론은 중압과 방사과정을 통해 생산되는데 실을 만들기 위해 원액을 만드는 작업이 중압, 실을 만드는 과정이 바로 방사작업이다.
뜨거운 열로 작업하는 공정을 거치기 때문에 공장 내부는 가마솥 찜질방을 방불케했다. 이마와 등줄기에서 연신 땀이 주루룩 흘러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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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공장 관계자가 `헤라크론`을 살펴보고 있다. |
이동하는 중 'HOT'이라고 쓰인 탱크에 50도, 82도 등 온도가 적힌 파란 탱크들이 곳곳에 보였다. 가히 실내온도가 몇 도일지 짐작케 했다.
다음 공정으로 이동하니 연노랑색 가루형태의 폴리모를 볼 수 있었다. 이 가루는 실을 만들기 전 공정으로 헤라크론의 색깔인 연노랑색을 그대로 띄고 있었다. 그 옆 쪽으로 가루에서 실로 제조된 연노랑색 실들이 한 줄 한 줄 늘어져 있었다.
이렇게 실로 만들어진 제품은 5kg정도의 실뭉치로 돌돌 말려져 포장된다. 보통 한 상자에 400kg의 황금실이 포장되는데 박스당 1000만원 정도 한다고 관계자는 귀띔했다.
가느다란 10000가닥의 실이 한 개의 실로 만들어져 나온다. 그 한개의 실로 다양한 제품이 생산되고 있는 것. 실의 촉감은 매끄러웠고, 얇은 실 한 가닥이었지만 세게 잡아 당겨도 절대 끊어지지 않을만큼 강력했다.
공장 관계자는 "아라미드는 황금실로 일반섬유보다 10배 정도는 가격차가 난다"며 "이 노랑색도 기술력에 포함되는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아라미드 섬유는 그 단면적이 불과 1㎟ 정도의 가느다란 직경의 실로 만들어도 350kg 무게도 들어올릴 수 있을만큼 강하다"며 "약 500℃로서 고강도 나일론에 비해 강도는 3배 이상이고, 분해온도는 250℃나 높다"고 설명했다.
생산과정에서는 강도테스트와 분석이 같이 이뤄지고 있었다. 또 머리카락과 실의 굵기를 비교해둔 모니터도 눈에 띤다.
이해운 구미공장장 전무는 "아라미드는 장치산업과 원료핸들링 기술이 합쳐진 융합기술이 핵심"이라며 "실을 만드는 폴리마공정보다 솔벤트 정제기술과 리커버리하는 원료핸들링 기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헤라크론은 유럽과 아프리카, 북미지역 등 90% 이상 수출, 국내 시장은 10% 점유하고 있다. 중국과 브라질 등 신흥국가를 선점하며 성장세를 달릴 준비를 갖추고 있지만 아직 듀폰사와 끝나지 않은 소송으로 발목이 잡혀 있는 상태다.
미국 버지니아 동부법원 (리치몬드 지역)은 지난 2009년 2월 미 듀폰사가 코오롱인더스트리를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침해 소송과 관련해 올해 9월 배심원들이 내린 평결과 징벌적 손해배상액에 대한 판결은 아직 진행중에 있다.
이에 코오롱 측은 판결에 따라 추후 항소할 것라는 입장을 밝혔다.
30년이라는 오랜 연구 끝에 개발한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아라미드 섬유인 헤라크론. 조속한 시일내에 섬유전쟁이 마무리되고, 꿈의 섬유인 헤라크론을 통해 앞으로 더욱 발전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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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손희정 기자 (sonh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