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탈리아가 유로존 구제금융 펀드에 국채 매입을 요청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심도있게 논의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스페인의 구제금융 요청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면서 부채위기 이전 리스크가 부각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9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프란체스코 프로푸모 교육부 장관은 구제금융 펀드가 국채를 매입해 줄 것을 요청하는 방안에 대해 깊이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시간을 두고 내부적으로 좀 더 논의할 계획”이라며 “국채 매입이 이뤄질 경우 어떤 조건이 제시될 것인가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긴축을 포함한 추가적인 조건 없이 국채 매입을 통한 지원을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프로푸모 장관은 “이탈리아 정부는 유로존이 기존의 경기부양책에 대해 만족하는 것으로 믿고 있으며, 추가적인 긴축을 요구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탈리아는 그리스 식의 구제금융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탈리아 역시 스페인에 이어 구제금융을 요청해야 하는 상황으로 부채위기가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에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매입이 줄어들면서 국내 은행권의 국채 보유 물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탈리아 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국내 은행이 사들이 국채는 140억유로에 이르며, 이에 따라 은행권 총 보유액이 3160억유로에 달했다.
스피로 소버린 스트래티지의 니콜라스 스피로 매니징 디렉터는 “해외 투자자들이 이탈리아 국채 매입을 기피하면서 국내 은행이 국채를 대량 사들였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언제까지 국내 은행이 해외 투자자들의 공백을 채울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골드만 삭스는 이탈리아 국채 보유 물량을 지난 3월 말 25억1000만달러에서 6월 말 1억9100만달러로 92%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탈리아 은행은 유럽중앙은행(ECB)으로부터 2830억유로 이상의 자금을 대출 받았고, 이 중 상당 부분을 단기물 국채 매입에 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상반기 은행권의 국채 매입 규모는 780억유로에 달했다.
이탈리아 2년물 국채 수익률은 6bp 상승한 3.26%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