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스페인의 국채 발행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 투자자들 사이에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부동산 거품 붕괴가 이어지고 있어 금융권 부실이 악화될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는 가운데 국가 부채를 상환하기 위한 구제금융 수순에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19일(현지시간) 스페인은 2014년과 2019년 만기 국채를 총 29억6000만유로(36억달러) 규모로 발행했다. 발행 금리는 5년물이 6.46%로 지난 5월 5.54%에서 수직 상승했다.
국채 발행이 순조롭지 않은 데 따라 벤치마크 10년물 국채 수익률도 동반 상승했다. 10년물 수익률은 중장기적으로 영속 불가능한 마지노선으로 통하는 7%를 상회했다.
상황을 역전시킬 묘안이 동원되지 않을 경우 스페인 정부가 결국 구제금융을 요청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최근 국채 발행 결과와 유통시장의 수익률 흐름을 볼 때 민간 자금시장에서 스페인 정부의 자금 조달 통로가 점차 좁혀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스피로 소버린 스트래티지의 니콜라스 스피로 매니징 디렉터는 “스페인 국채 수요가 급속하게 위축되고 있으며, 초단기물 국채 역시 ‘사자’가 대폭 줄어들고 있다”며 “스페인의 자금 조달 통로가 막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특히 5년물과 7년물 국채 수익률의 가파른 상승은 스페인 경제 펀더멘털과 정책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높다는 사실을 뚜렷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스페인의 국채 수익률은 EU의 은행권 구제금융 합의 이후 내림세로 꺾였으나 단기적인 현상에 그쳤다.
금융권 부실 여신이 18개월래 최고치로 상승했고,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면서 부실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독일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은 “스페인의 금융권 부실 문제는 유로존 금융시스템 안정성을 위협하는 리스크 요인으로 돌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