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좌측)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우측)이다. |
[뉴스핌=양창균 기자] 김승유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70)과 최태원 SK그룹 회장(53)은 어떤 관계일까. 재계에서는 17년의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관계를 '의리있는 우정'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김 전회장의 최 회장을 향한 신뢰와 우정은 남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외견상 드러나는 이들의 신뢰는 고려대학교 동문이라는 점에서 출발했을 법도 하다. 김 전 회장은 고려대 상대 경영학과를 나왔고 최 회장은 같은 대학 물리학과를 졸업했기 때문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SK그룹과 하나은행이 쌓아온 신뢰의 토대에서 김 전 회장과 최 회장의 인연이 자연스럽게 깊어지지 않았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아닌게 아니라 김 전회장은 SK그룹이 위기때마다 백기사를 자처하면서 벼랑끝에 선 최회장을 지원했다.
지금으로부터 10여년전인 지난 2003년은 SK그룹에게 악몽과 같은 한 해였다. 2003년 초반에 불거진 SK글로벌(현 SK네트웍스) 사태는 그룹 위기의 전주곡이라는 불안감마저 엄습했다 . 당시 1조5000억원을 웃도는 SK글로벌 분식회계사건은 SK그룹 전체를 뒤흔들었다. 그럼에도 SK글로벌은 예상보다 발빠르게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성공했다. 당시 김 전회장이 직접 발벗고 채권단을 상대로 도움을 요청하고 설득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같은 해 연말에 또 다시 SK그룹에 위기가 찾아왔다. SK글로벌 사태의 후폭풍이 불기시작한 것이다. SK글로벌 사태와 관련한 검찰조사로 생긴 오너의 경영공백을 틈타 경영권 위협이 불거졌다.
뉴질랜드계 자산운용사인 소버린이 자회사인 크레스트시큐리티즈를 통해 SK(주) 주식을 매입하면서 경영권 위협이 수면위로 부상했다. 당시 소보린으로부터 경영권 위협에 시달렸던 SK그룹은 하나은행이 백기사로 나서면서 위기를 모면했다.
김 전 회장은 SK글로벌 사태로 최 회장이 구속된 뒤에도 아낌없는 우정을 보냈다. 이번엔 김 전 회장이 채권단의 마음을 움직여 '조기석방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이 외에도 김 전 회장은 직간접적으로 최 회장에게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SK생명을 미래에셋에 매각할 때도 김 전 회장이 모종의 역할을 했고 하나은행 임직원들이 삼성전자 태블릿PC를 구매할 때에도 SK텔레콤을 선택케 했다.
지난해에도 김 전회장의 SK사랑은 이어졌다. 하나은행이 지난해 9월 최 회장이 보유한 SK C&C지분 4%(200만주)를 2800억원에 매입한 것. 주당 매입가격은 14만원대. 당시 최 회장은 선물투자손실등으로 자금사정이 그리 넉넉하지 않은 시점이었다.
현재 SK C&C의 주가는 주당 10만3500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로 인해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시 하나은행의 평가손실이 이번 분기에 700억원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전회장으로서는 적잖이 부담스런 국면이 아닐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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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양창균 기자 (yang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