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움미술관 근처 5층건물 각 50%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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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과 둘째딸인 이서현 제일모직·제일기획 부사장이 최근 매입한 한남동의 건물 전경.<사진/김학선 기자> |
[뉴스핌=이강혁 기자] 이건희 삼성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과 둘째딸 이서현 제일모직·제일기획 부사장이 최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300억원을 투자해 빌딩을 매입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홍 관장과 이 부사장이 각각 150억원을 들여 한남동의 5층짜리 빌딩을 지난달 등기했다.
관련업계에서는 홍 관장과 이 부사장의 건물 매입 소식에 관심이 높다. 모녀(母女)가 새로운 사업적 행보를 보이기 위한 포석 아니겠냐고 보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이나 제일모직은 일절 공식 코멘트를 내놓지 않는다.
삼성 관계자는 "개인적인 일이라서 삼성이 알 수 있는게 없다"고 했고, 제일모직 관계자도 "회사와 무관한 일이라 아는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럼 관련업계와 한남동 일대에서는 홍 관장과 이 부사장의 건물 매입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뉴스핌은 19일 해당 빌딩 일대를 직접 찾아봤다.
◆ 신사업?..목적이 뭘까 '업계 이목'
관련업계와 대법원 인터넷등기소 등에 따르면 홍 관장과 이 부사장은 지난달 18일 한남동 73x-xx 외 2필지를 공동 명의로 매입했다. 매매계약은 지난 2월 17일이다.
등기부상 매입가액은 토지 250억원, 건물 50억원 등 총 300억원이다.
건물은 지하 2층, 지상 5층으로 소유주는 홍 관장이, 공유자는 이 부사장이 이름을 올렸다. 토지와 건물 모두 지분의 절반씩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건물 인근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이태원로를 따라가면 평당(3.3㎡)시세는 1억원을 넘어가고, 실제 거래를 하겠다면 1억원 안팎에서 거래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 건물은 수입차 유명 브랜드인 아우디 매장이 입주해 있다. 아우디코리아 딜러인 태안모터스가 쇼룸과 사무실, 경정비 등 용도로 2층까지 사용 중이다.
3층부터 5층까지는 개인 사무실이 입주해 있다. 한때 이곳 5층에는 어떤 용도로 사용됐는지 모르겠지만 삼성물산 법인 명의로 전세권이 설정되어 있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홍 관장과 이 부사장의 건물 매입이 누구의 주도로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향후 그 목적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고 있다.
홍 관장이 주도했다면 리움미술관과의 연관사업이, 이 부사장이 주도했다면 제일모직이나 제일기획 주도의 사업적 용도가 되지 않겠냐는 것이다.
해당 건물 바로 뒷편 골목길로 접어들면 도보 1분 거리에 리움미술관이 자리잡고 있고, 이태원로를 따라 도보 2분 거리에는 제일기획 사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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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라희 관장이 매입한 건물을 지나 골목길로 들어서면 리움미술관이 위용을 드러낸다. <사진/김학선 기자> |
이런 맥락에서 업계 일각은 예술과 패션 아이템을 접목한 새로운 시도가 이곳 건물 매입을 계기로 이루어질 가능성도 점치는 분위기다.
건물의 위치상 세계의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며 트렌드의 메카로 손색이 없고, 리움미술관과 제일기획, 인근의 제일모직 매장까지 지리적 접목성이 뛰어나다는 이유에서다.
다른 일각은 이 부사장이 주도해 제일모직이 최근 `에잇세컨즈`란 SPA 브랜드를 론칭한 만큼 이 건물을 신규 매장으로 사용하지 않겠냐는 시선도 나온다.
다만, 당장 어떤 그림이 그려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게 건물 주변의 얘기다. 건물을 임대해서 사용하고 있는 입주자와의 임대차 계약 등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이날 만난 태안모터스 관계자는 "임대 기간을 밝히기는 곤란하지만 기간은 충분히 남아 있다"면서 "아직까지 건물을 임대해서 사용하는데 특별한 변화는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 부동산 재테크?..삼성가 타운 확대 중!
"거기 건물 또 샀데요? 동네 전체가 사실상 삼성가 마을이라고 봐야죠. 삼성 회장님 일가들이 사들인 건물이 이 주변에서 어디 한 두 군데 인가요."
인근에서 만난 한 상인은 홍 관장과 이 부사장의 건물 매입 소식에 이같은 반응을 보였다. 이곳에서 삼성 오너가의 부동산 매매는 새로운 소식도 아니라는 뜻이 여실했다.
관련업계가 건물 매입의 목적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세간의 부동산 재테크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의미로 보고 있는 셈이다.
이런 분위기는 이곳 건물 주변을 둘러보면 금방 의문이 풀린다.
새로 매입한 한남동 건물을 중심으로 주변 일대에는 리움미술관과 제일기획 사옥을 포함해, 이건희 회장의 한남동 자택,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자택,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소유의 건물까지 '삼성가 타운'이라고 봐도 무관할 정도다.
더구나 최근 몇년동안 삼성가 오너 일가의 일대 건물과 토지 매입은 계속되어 왔다는 게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공인중개사는 "삼성 회장님 일가나 신세계 회장님 일가나 2~3년전부터 일대에서 사들인 이곳 건물이 10여건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삼성가는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주 시절부터 줄곧 한남동과 장충동 일대에서 살아왔다. 이병철 창업주가 살았던 장충동 1xx번지는 현재 관리인이 지키고 있지만 명의는 이건희 회장으로 유지되고 있다.
이병철 창업주의 자녀는 물론 3세들 역시 대부분 이곳 한남동 일대에 실제 거주하고 있거나 건물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홍 관장과 이 부사장의 건물 매입이 인근에서 '삼성가 타운'의 확장 개념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한편, 이곳 한남동 일대에는 삼성가 이외에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LG가와 롯데가 등 재계 주요그룹 총수와 일가들의 자택이 모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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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