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기석 기자] 4월에도 국내 경기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경기 둔화 우려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예상 외로 급감했던 광공업생산이 4월에는 소폭 회복되는 모습이지만 반등력은 크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4월중에는 4.11 국회의원 총선거가 진행되면서 광공업 및 서비스업까지 경제활동 분위기가 이완됐고 선거에 따른 휴일 지정으로 조업일수가 감소한 것도 부진한 데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4월중 수출이 두달 연속 마이너스(-)라는 부진을 보였던 것이 크게 작용했고 이에 따라 국내 설비투자와 건설투자의 약화가 전체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유럽의 재정위기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경기의 하방위험으로 작용하고 있는 데다 국내 가계부채 문제 등으로 소비력이 떨어지면서 경기 활력이 크게 줄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정부 역시 3월 광공업생산 발표 이후 국내 실물지표의 개선력이 주춤거리고 있으며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나 스페인의 재정위기 심화 등 유로존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바이다.
이에 따라 경기 동행지수가 기준선이 100을 밑도는 가운데 향후 경기전망을 예고하는 선행지수가 꺾이는 모습이어서 2/4분기 경기 회복에 대한 전망은 낙관론이 크게 퇴조할 것으로 보인다.
◆ 4월 광공업생산 미약 반등, 경기반등력 급격 약화
30일 온라인 종합경제미디어 뉴스핌(Newspim)이 국내 경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월중 광공업생산은 전월비 기준으로 0.8~1.5% 수준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전년동월비 기준으로는 0.3~0.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월비 기준으로 보면 지난 3월 3.1%나 급감하면서 충격을 준 바 있어 4월에는 2개월만에 플러스(+)로 전환되면서 다소나마 경기둔화 우려감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지난 1~2월 3.2%와 0.6% 증가한 이후 3개월만인 3월에 3.1% 급감한 모습을 보였다가 소폭의 반등을 주는 정도이기 때문에 기대에 부응한다고 보기는 힘든 상황이다.
또 전년동월비 기준으로는 지난 1월 2.1% 급감하면서 31개월만에 마이너스(-)의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2월중 14.3%나 증가하면서 기대감을 키웠지만, 3월에 0.3%로 급격히 둔화된 데 이어 4월에도 0.5% 미만 수준이어서 무력감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지수 자체로 볼 때 지난해 3~6월중 광공업생산지수가 150선 수준으로 크게 상승했던 바였기 때문에 조업일수 효과와 기저효과를 고려할 때 크게 나쁘지 않다는 위안을 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경기모멘텀 차원에서 보면 4월중 수출이 전년동월비 마이너스(-) 4.7% 감소하면서 2개월째 약화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경기반등력에 대한 회의감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4월중 광공업생산을 산업부문별로 잘라서 보더라도 수출 감소에 더해 자동차 생산도 부진했고, 산업용 전력생산 역시 미흡한 수준에 그쳤다.
부문별로는 소매판매의 경우 고용증가가 이뤄지긴 했지만 자동차판매 감소와 유동업체 매출 부진으로 신통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설비투자와 건설지표 역시 국내외 불확실성, 기저효과, 선거 및 조업일수 감소 등으로 꺾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동양증권의 이철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경기둔화가 지속되고 유로존의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4월 광공업생사도 3월에 이어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철희 이코노미스트는 “4월 광공업생산은 3월보다 수출금액이나 자동차생산, 전력판매 등이 모두 크게 감소할 것”이라며 “그렇지만 선거 등으로 조업일수가 1.5일 축소된 데 대해 계절조정효과가 작용하면서 전월비로는 소폭 반등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2/4분기 이후 경기 우려 커질 듯, 유로존 등 외부충격 취약
이에 따라 2/4분기가 시작되는 4월의 경제지표 부진은 향후 경기 회복에 대한 신뢰감을 약화시키면서 경기 우려감을 더욱 키울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 상황이 여전히 악화된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중국의 경기 부진 속에서 미국의 경기 역시 아직은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내 소비 여건은 여전히 가계부채에 발목이 잡혀 있고 건설경기 역시 모멘텀이 약화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 1/4분기 전분기대비 0.9% 신장을 하면서 지난 2분기 수준보다는 개선된 것으로 기대됐으나 3월 이후 부진한 경제지표가 포함될 경우 경기개선을 주장할 근거가 더욱 약화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이날 기획재정부 박재완 장관이 <IMF 아시아지역 재정세미나> 개막 연설을 통해 발언한 내용이 주목된다.
이날 박재완 장관은 “유럽의 재정위기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 스페인의 재정위기 심화 등으로 여전히 오리무중 상태”라며 “국내 경제가 대외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외부 충격에 취약한 것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긴축이냐 성장이냐에 대한 논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재정건전성과 경제성장은 모두 조화롭게 추구해야 한다”며 정책협력을 촉구했다.
경제전문가들은 3월 광공업생산 지표가 좋지 않았던 데다 4월 광공업생산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여주지 못할 경우 경기 우려를 높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NH농협증권의 김종수 이코노미스트는 “4월 광공업생산은 선거와 조업일수 감소 영향으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4월 지표가 부진할 경우 2/4분기에도 경기 둔화가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를 단기적으로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종수 이코노미스트는 “생산 투자 소비 등 산업활동지표 뿐만 아니라 경기 모멘텀을 엿볼 수 있는 경기 동행지수나 선행지수가 부진할 경우 해외여건의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경기둔화 우려가 증폭될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경기회복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 경기 회복요인이 해외경제지표에 밀접하게 연동되고 있다”며 “그리스의 2차 총선 이후 정치적 결단과 더불어 5월 중국의 제조업지표나 미국의 고용지표 등 해외경제지표가 향후 더욱 주목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기석 기자 (reuh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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