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합대로 하면 식물정당 자초" VS "정권교체 위한 최선"
[뉴스핌=노희준 기자] 19대 국회 제1기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선거를 하루 앞둔 3일 유인태·전병헌·이낙연·박지원 후보(기호순)는 국회도서관에서 열띤 토론회를 갖고 의원들 표심 잡기에 공을 들였다.
비박(박지원) 후보들은 '박지원-이해찬 역할분담론'을 타깃으로 날선 비판을 날리며 자신이 적임자라고 내세웠다. 반면 박지원 후보는 당내 의견 수렴을 거치지 못한 절차상 하자에 대해 사과하면서 몸을 낮춰지만, 정권교체를 위한 용단이었음을 강조했다.
◆ 박지원 vs 비박후보들 날선 공방
유인태 후보는 "진보란 나누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한 원칙을 국회에 적용하면 기회도 고루 주자는 것"이라며 "원내대표도 한번 하면 아무리 잘해도 두번 하는 사람은 없다. 역동적 정당이 되려면 나누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박 후보를 겨냥했다.
전병헌 후보도 박 후보를 향해 "대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뒤집어 얘기하면 의원들은 닥치고 나를 따르라 하는 얘기와 같다"며 "유신공주와 건곤일척의 싸움을 앞둔 우리 당에 유신의 논리를 앞세우는 것은 우리 당의 퇴행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이낙연 후보도 한 신문의 정치칼럼을 인용, "담합대로 결과가 나오면 민주당은 식물정당을 자초하는 것이 된다. 정권교체를 위해선 우선 담합 각본을 깨야 한다"며 "정치 9단끼리의 결합은 18단이 되는 게 아니라 민주당을 18년 전으로 되돌리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지원 후보는 '이-박 역할분담론'의 절차적 문제에 대해서는 "사과를 드린다"며 한껏 몸을 낮췄지만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이 길밖에 없다고 선택했고 이 길로 가겠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더불어 "민주당이 획일적으로 움직인다고 하는 지나친 잘못"이라며 "현재 비판과 비난이 역동성이다. 새누리당이 얼마나 획일적인가 하는 것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맞받았다.
후보들 간의 상호토론에서는 비박 후보와 박 후보 간의 감정적인 모습도 연출됐다.
이낙연 후보가 박 후보에게 "4년 전 공천을 못 받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고 지적하자 박 후보는 "대북송금특검으로 3~4년의 옥고를 치렀다. 6·15정신을 존중하는 이 후보가 그런 질문을 하는 것은 아픈 상처를 되새기게 해서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전 후보가 박 후보를 겨냥 "성공한 원내대표라고 했는데 폭로정치는 성공했다. 하지만 대여 협상에서는 얻은 게 거의 없다"고 질문하자 박 후보는 "금도가 있다"며 "모든 이병박 정부의 비리를 법사위원에서는 이춘석 초선의원이 특위하고 저와 박영선 의원이 추궁 폭록해 우윤근 간사가 기승전결로 맺은 것을 폭로정치라고 하면 듣기에 거시기하다"고 숨김 없는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 후보들, 대선 승리 전략도 제시
토론회에서는 후보들의 대선승리를 위한 원내 전략도 나왔다.
전 후보는 "민주당 대 새누리당 프레임으로 가서는 승리하기 어렵다. 국민과 새누리당의 프레임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의제와 전략을 국민의 공감을 얻도록 하고 국민과 밀접한 의제를 민주당이 선점하고 먼저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박 후보는 "원구성 협상과 상임위원회 배치를 전문성과 지역에 맞게 잘 해야 한다"며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게이트와 청문회, 국정조사에 철처히 대비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 4년 반만에 개악된 법에 대한 입법 투쟁을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 후보는 "대선은 미래의 선택이다. 정권심판론이 먹히지 않는다"며 "민주당이 그리는 정부를 상징하는 입법의 결과물을 내야 한다. 그것이 안 되면 최소한 민주당 국회의원이 엄청 죽을 힘을 다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후보는 "개원 협상과 함께 비대위를 꾸려 전당대회를 공정하게 치러 축제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며 "상임위 구성도 친소관계에 따라 구성하지 말고 127명의 역동성을 살릴 수 있도록 사심이 없고 공정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문성근 대표대행과 문희상 선거관리위원장, 초선의원을 포함한 당선자들이 참석했다.
민주당 원내대표 투표는 4일 오전 10시에 치러지며 재적의원 과반수 득표한 후보가 원내대표로 선출된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최다득표자와 차점자가 결선 투표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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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