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순환 기자] 지난 7일 삼성 이건희 회장, 이재용 사장 등과 만찬을 함께 한 멕시코 텔맥스텔레콤 카를로스 슬림 회장의 '미술 사랑'이 화제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지가 선정한 세계 최대 부호이자, 미술 애호가로도 유명한 슬림 회장은 8일 오귀스트 로댕의 〈지옥의 문〉과 〈칼레의 시민〉을 상설전시하고 있는 삼성미술관 「플라토」(舊 로댕갤러리)를 관람하며, 본인의 소장품과 「플라토」의 전시 작품에 대한 견해를 나눴다.
1999년 5월 12일 개관한 삼성미술관 「플라토」는 국내 최초이자 세계 여덟 번째의 로댕 작품 상설 전시 공간이다.
<사진설명> 삼성미술관 플라토에 상설 전시 중인 오귀스트 로댕의 '지옥의 문' 앞에 선 카를로스 슬림 회장 |
슬림 회장은 로댕의 열렬한 애호가였던 작고한 부인과 함께 380여점의 청동 조각과 예술작품들을 수집한 세계 최대의 로댕 작품 개인 소장자이다.
슬림 회장은 "본인도 소장하지 못한 로댕의 〈지옥의 문〉이 서울 시내에서 상설 전시되고 있는 점이 아주 인상적"이라며, "로댕의 후기작 〈대성당〉을 모티브로 한「플라토」건축공간이〈지옥의 문〉과 〈칼레의 시민〉두 명작과 잘 어울린다"고 감탄을 표했다.
그는 또 〈지옥의 문〉속에 나오는〈생각하는 사람〉등 개별 인물상에 대해 본인이 직접 설명하며 작품을 감상했다.
'99년 작고한 부인 소우마야(Soumaya)와 함께 미술을 감상하고 수집하며 예술에 눈뜨게 된 슬림 회장은 프랑스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 작품의 최대 개인 소장자이자 소우마야 미술관(The Museo Soumaya)의 창립자이다.
1994년 부인의 이름을 딴 소우마야 미술관을 개관했으며, 2011년 2월에는 7천만달러의 비용을 들여 사위인 멕시코 건축가 페르난도 로메로(Fernando Romero)의 디자인과 오브 아럽(Ove Arup), 프랭크 게리(Frank Gehry)의 설계로 멕시코 시티 폴란코 지역에 새 미술관을 개관했다.
로댕의 청동 작품을 연상시키는 소우마야 미술관의 외관은 1만6,000개의 육각형 알루미늄판의 은빛 구름 모양으로 넓이 1만6,000 제곱미터에 6개의 전시실을 두고 있다.
소우마야 미술관의 소장품은 6만4,000여점에 이르며, 다빈치 화파, 르느와르, 고흐, 마티스, 모네, 피카소, 달리 등 15세기부터 20세기에 이르는 유럽 예술가의 작품과 식민시대의 동전, 종교화, 디에고 리베라 등 멕시코 대표작가의 작품 등이 포함돼 있다.
슬림 회장은 새 미술관을 "멕시코시티의 '인문주의적인 자산'을 늘리고자 한 시도"로 평하며, "유럽의 명작들을 감상하고 싶지만 유럽으로 여행할 수 없는 수많은 멕시코인들을 위해 멕시코에 유럽의 수준 높은 콜렉션을 소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슬림 회장은 이에 앞선 7일 삼성미술관 「리움」을 방문했다. 슬림 회장은 관람하는 내내 마리오 보타, 장 누벨, 렘 쿨하스 세 작가가 디자인한 「리움」 미술관 건축물과 전시된 소장품을 관심있게 관람했다.
「리움」을 안내한 삼성전자 이재용 사장은 한국 미술의 우수성 뿐만 아니라 삼성이 「리움」을 개관하게 된 의미와 소장품의 역사에 대해 소개했다.
슬림 회장은 관람 내내 설명을 자세히 경청하고, 전시 공간의 아름다움과 함께 전시 작품 앞에 다가서면 센서에 의해 자동으로 이미지와 텍스트로 작품을 설명하는 '디지털가이드 시스템'의 효율성에 감탄을 표했다.
특히 로댕의 청동 작품을 좋아하는 슬림 회장은 리움의 금속공예실에서 한국에 언제 청동이 도입되었는지 등을 세세히 묻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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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장순환 기자 (circlejang@newspi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