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문형민 기자] 정부와 한국거래소가 유가 안정을 위해 도입한 석유제품 현물 전자상거래가 개장 첫날 단 한 건의 거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시부터 석유제품 현물 전자상거래를 개장했지만 11시 현재 거래가 전무한 상황이다.
석유제품 전자상거래에는 거래소의 승인을 받은 정유사 4사(SK에너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Oil), 한국석유공사, 수출입업자 10개사, 대리점 30개사, 주유소 100여사 등 총 150여개사가 참여할 수 있다. 일반인은 참여할 수 없다.
증권시장과 유사하게 다수 참가자간 경쟁에 의한 경쟁매매방식을 적용하되 협의상대 거래도 허용된다. 참가자는 '전자상거래호가 프로그램'을 통해 홈트레이딩시스템(HTS)으로 주식거래를 하듯이 석유제품을 사고 팔 수 있다.
매매대상은 전국 51개 저유소 기준 정제업자의 상표별로 출하되는 자동차용 보통휘발유(97개 종목)와 경유(102개 종목)다. 거래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이며 거래단위는 2만리터(유조차 1대 분량)다.
거래소측은 "석유 전자상거래시장에 향후 주유소 등이 대폭 참가가 예상됨에 따라 국내 수급 상황이 반영된 공정한 가격 형성을 통해 유가 안정 및 석유업계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업계에서는 전자상거래가 정착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제도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있다. 무엇보다도 지난 20년간 이어져온 거래관행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는 것.
거래 활성화의 열쇠를 쥐고있는 정유사들은 참가자로 등록했지만 좀 더 지켜본 후 거래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유사 관계자는 "전자상거래가 처음 시작하는 것이므로 어떤 면에서 이점이 있는지 거래상황을 지켜보며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정부는 정유사의 전자상거래 참여를 위해 총 공급가액의 0.3%를 세액 공제하도록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하기도 했다.
정유사들의 속내는 전자상거래를 통해 석유가격이 하락하는 것이 과연 도움이 되는가에 맞춰져있다. 정유사들의 장악하고 있는 과점 체제가 흔들릴 수도 있기 때문.
여기에 정유사의 눈치를 봐야하는 주유소의 입장, 현금 결제방식 등도 전자상거래의 거래 활성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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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문형민 기자 (hyung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