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민정 기자] 불확실성은 더 커졌는데, 경쟁은 치열해졌다. 유럽 국가채무 문제와 경기둔화 우려로 불확실성이 짙지만 금융권은 기존의 4대 금융지주 체제에 농협이 합세하면서 경쟁자는 더 늘었다. 결국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면서도 지난해 보다 더 치열해진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http://img.newspim.com/content/image/2012/03/30/20120330000092_0.jpg)
이미 포화상태인 국내금융시장에서 수익원을 찾기가 힘든 가운데 늘어난 가계부채와 불확실성 때문에 당국의 금융권 제재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30일 뉴스핌은 각 지주사 전문가와의 대담을 통해 리딩 금융지주사가 되기 위한 전략을 짚어봤다.
- 치열한 국내 금융시장 돌파구 어디서 찾나. 리딩 금융지주회사가 되기 위한 경쟁력 제고방안은.
▶ 하나금융연구소 금융산업2팀 정중호 팀장=국내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 각종 규제 강화로 인해 전통적인 예대업무나 금융상품 판매 분야의 수익성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복합상품 및 서비스 개발과 자산관리 서비스 강화, 스마트폰 등 신채널 활용 및 금융마케팅 강화를 통한 경쟁력 차별화역량이 핵심경쟁력이 될 것이다. 은행을 비롯해 증권업, 보험, 자산관리 등 각 업권별 해외진출 추진과 성공여부가 중요하다.
▶ KB경영연구소 김주환 연구위원=수익성장 측면에서 금융서비스의 질적 개선을 통해 고객의 금융 이용률을 향상시키는 것과 새로운 고객을 발굴해 금융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노력이 필요하다. 고객별 금융니즈를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금융서비스 제공 노력이 요구된다.
▶ 신한지주 최범수 전략담당 부사장=올해 경영계획에서 밝힌 것처럼, 위기에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조직역량을 갖추고, 미래 금융트렌드에 대비하는 융/복합 경영을 추구하면서, 고객가치를 최우선시하는 ‘따뜻한 금융’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증권/보험/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 역량 강화해 그룹 CIB/WM 사업모델 정착, 저축은행 수익모델 조기 안정화 등 사업 라인별 역량 강화는 꾸준히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 금융연구원 서정호 연구위원=이제 규모의 경쟁은 사라졌다. 결국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원을 발굴하는 게 고민인데 최근 금융지주사들이 해외진출에서 해답을 찾고 있다. 다양하게 해외에서 비즈니스를 찾아 경쟁력을 제고하려 하는데 현실적으로 해외진출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 농협지주 출범후 금융권 지각변동 양상은.
▶ 김주환 연구위원=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농협금융지주의 출범과 향후 우리금융 및 산업은행 민영화 등으로 금융권의 커다란 구조재편이 예상되며, 금융권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 최범수 부사장=농협금융지주가 출범에 따라 금융권 경쟁구도 재편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농협의 생산성과 수익성은 시중은행보다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지만, 금융지주 출범을 계기로 체질개선에 본격 나설 것이 확실시되고 지주사 시스템을 통한 시너지 효과는 노력 여하에 따라 시장의 예상보다 빠르게 가시화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경쟁관계에 있는 금융지주사들의 선례를 통해 지주사 체계의 효익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서정호 연구위원=빅5 체제라고 하지만 농협은행은 없는 조직이 새로 생긴 게 아니라 기존에 있던 은행이다. 당장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지 않는 이유다. 하지만 농협이 우리나라 최대의 소매금융 네트워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가동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경쟁이 촉발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보험 분야는 큰 변화가 당장 있을 것이다. 같은 은행의 상품을 25% 이상 팔수 없다는 당국의 룰에 단위 조합에 한해 농협은 5년 유예를 받았다. 보험 분야에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금융회사가 탄생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 가계부채 및 중소기업 리스크가 경영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 정중호 팀장=두 부문의 리스크는 경제 전체적으로도 소비 및 투자수요를 위축시켜 경제성장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대출자산의 건전성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 우려되므로 전체적으로 대출 성장세 둔화 및 충당금 비용 증가 등 은행의 수익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김주환 연구위원=가계부채는 성장세는 위축되고 리스크 관리를 통한 안정적인 관리가 핵심이 될 것이다. 중소기업 부문 역시 글로벌 경기침체와 양극화 현상 심화로 인해 어려움에 처해 있다. 따라서 리스크 관리를 통한 중소기업의 대손비용 축소는 상당수 은행들에 있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절박한 과제로 등장할 것이다. 다만, 향후 경제 환경이 중소기업에 대해 우호적으로 바뀌지 않는다면 은행의 자금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강화된 리스크 관리로 인해 중소기업 대출이 더욱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 우리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계부채 및 중소기업 리스크가 아직 현재화되지는 않았으나,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등 거시경제 환경의 변화에 따라 금융기관 리스크의 주요 요인으로 부각될 가능성 상존한다. 따라서 소득계층별 가계의 부채상환능력 평가 시스템을 보강하고 가계대출을 건별 특징에 따라 선별적 탄력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중소기업 업황과 연체율 추이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리스크 평가도 필요하다.
▶ 최범수 부사장=신한은행의 경우 꾸준하게 우량 신용대출 위주의 확대를 통해 포트폴리오 개선을 노력했고, 2012년부터는 본격적인 연체증가가 예상되어 캠페인 등을 통한 연체 감축 노력에 집중할 계획이다.
신한카드의 경우도 고위험 영역에 대한 선제조치를 통해 지속적으로 하위등급 비중 증가를 억제했고, 대내외 조기 위험 인식지표를 통해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수행하는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을 수립해 지속적인 건전성 관리에 집중할 계획이다.
▶ 서정호 연구위원=가계부채는 주시를 해야 하는 문제로 근본적으로 실질소득이 증가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금리가 인사되면 부실화될 잠재 위험이 있어 구조적으로 가계부채 축소 노력을 하는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 리스크는 대출 연체율이 실질적으로 오르지 않고 있다. 결국 추가적인 대출 경쟁만 촉발되지 않는다면 부실이 갑자기 나지는 않을 것이다.
- 금융 공공성 강화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를 위한 제도 및 경영진의 도덕적 요건들은.
▶ 정중호 팀장=무엇보다도 금융회사의 경영지배구조 투명성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컨센서스가 중요하다. 제도나 법적 장치의 추가적 제정보다는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고, 금융인들의 자발적인 모범사례 발굴 노력이 선행되어야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모델로 발전 가능할 것이다.
▶ 김주환 연구위원=월가 시위의 원인이 된 ‘금융권 탐욕과 도덕적해이’는 한국과 사정이 많이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매우 어렵고, 자본주의 4.0시대를 맞고 있기 때문에 금융권 고급 간부들이 성과에 연동하여 정당한 보수를 받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다하기 위한 제도개선 등이 필요하다. KB금융지주의 경우 경영진에 대한 보수는 평가보상위원회를 통하여 성과에 연동하도록 하고 있으며, KB공익재단과 올해 신설된 사회공헌문화부를 통하여 금융교육을 포함한 다양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 우리금융지주 경영연구소=대표적인 공공성 실현 활동은 ‘녹색경영’, ‘금융소비자 보호활동’이 있다. 녹색경영으로는 온실가스 인벤토리 구축 등 환경보전 활동, 차주 신용평가 시 ‘환경 경영부문’ 신설 등 경제 생태계의 녹색경영 촉진, 녹색펀드 조성, 환경보전 지원 예금 등 녹색금융상품 개발 확대를 꼽을 수 있다. 금융소비자 보호활동은 금융교육 활동 활성화, 금융 소외자의 금융접근성 강화 및 금융거래 활성화를 위한 기반 조성 노력 강화, 금융소비자 보호 법규에 근거한 전사적 금융소비자 보호 역량 강화가 있다.
- 최근 금융당국의 정책방향에 대한 진단은.
▶ 정중호 팀장=무엇보다도 부동산정책 및 가계대출 증가속도의 조절이 중요한 과제이며, 이 부분에 대한 큰 틀에서의 정책 방향은 바람직하다. 다만, 경기회복 속도가 느리고 소득 창출 부진 및 양극화 심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금융권의 정상적인 금융중개기능을 지나치게 억제하는 것은 좋지 않은 방향으로 판단된다. 특히, 소위 풍선효과 등의 부작용에 대한 대응책이 없는 가계대출 억제는 저소득층의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시킬 가능성 우려된다.
▶ 우리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최근의 정책기조는 금융소비자보호 규제체계를 일원화하고, IB를 중심으로 자본시장을 활성화해, 금융산업의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구현한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금융의 공공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정책은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금융회사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확산시킬 수 있어 우려된다.
▶ 최범수 부사장=우리 금융당국은 올 한해 금융시장의 안정을 유지해 나가는 가운데, 중소기업과 창업자들을 중점 지원하고 서민층의 금융 애로 해소와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데에 역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올해 실물경제의 어려움이 예상되므로 이에 가장 쉽게 영향 받을 수 밖에 없는 중소기업과 경제에 새로운 피를 수혈하기 위한 창업을 지원하는 것 또한 금융권이 마땅히 나서야 할 바다. 그리고 이미 수년간 진행해 왔던 서민금융지원의 지속적인 확대와 금융소비자 보호, 사회공헌활동 강화 방향성에도 공감하고 있다. 다만, 적절한 정책 방향성에도 불구하고 이를 수행하는 데에 있어 금융당국과 업계 간의 온도 차는 있는바 금융당국과 업계간 긴밀한 소통을 통해 균형점을 찾아갈 필요가 있다.
▶ 주식투자로 돈좀 벌고 계십니까?
▶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thesaja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