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기석 기자] 기획재정부가 3월 들어 국제금융 관련해 호재가 연발하자 자신감을 되찾으며 훈훈한 봄바람을 맞고 있다.
유로존의 재정위기의 긴박성이 해결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 경기가 회복세를 타면서 국제금융시장이 안정세를 찾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제통화기금(IMF)의 최고위급 수석부총재가 한국을 방문해 재원확충을 지원해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은행 총재 후보로 한국계 미국인이 지명되는 낭보도 전해졌다.
◆ 국내 금융시장도 안정, IMF 립튼 부총재 지원 요청차 방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일본의 양적완화와 인플레이션 정책으로 엔화가 약세로 돌고, 미국의 경기회복으로 달러/엔이 한때 84엔까지 갔으나 다소 주춤하는 양상이고, 유로/달러 역시 유로존의 위기가 주춤하면서 유로가 반등하면서 1.33선대를 나타내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도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 코스피 주가는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수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2000선을 넘나드는 양상이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9개월째 3.25%에서 묶인 탓에 3.50~3.70%선에서 오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한 때 1100원선까지 밀려났으나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지속하고 수출 우려와 엔화 약세, 그리고 미국의 경기 회복 등이 맞물려 달러 강세가 이뤄지고, 북한의 로켓 발사 등의 위협이 나오면서 1130원대에서 거래가 유지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IMF와 세계은행, G20 등 국제기구와 관련된 현안에서 연달아 국내에 좋은 호재들이 생겨나고 있다. 유로존 위기가 진정되면서 한국이 잘 대응해 왔다는 평가와 더불어 국제금융사회에서 G20 정상회의 이후 영향력이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IMF의 데이비드 립튼(David Lipton) 수석부총재가 지난해 7월 라가르드 총재 취임 이후 최고위급 인사로 방한, IMF 재원확충에 대해 한국의 지원을 직접 요청하러 왔다.
한국이 지난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IMF의 구제금융을 받으면서 ‘경제식민지’로 불릴 만큼 구조조정의 혹독한 고통을 받았고 2008년 금융위기 때에도 위기를 다시 겪기도 했다.
그렇지만 유로존 재정위기 상황에서 신용등급이 상향되고 외환보유액도 튼실히 쌓아 놓게 되면서 IMF가 이제는 한국의 채권자로 군림하는 게 아니라 채무자로서 자금지원을 요청하는 상태가 됐다는 것은 실로 놀랄만한 일이다.
재정부의 윤정인 IMF팀장은 “IMF 최고위급인 수석부총재가 한국을 방문하는 일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이번 방한 중에 IMF 재원확충 문제 등 여러 현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팀장은 “이번 방한에 앞서 IMF의 재원확충에 대해 미국이 공식적으로 반대를 표명하고 나서 IMF가 어떤 접근법을 펼칠지 확인하는 자리도 될 것”이라며 “우리 입장에서는 재원 확충에 대해 긍정적이지만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된 점도 있다”고 말했다.
◆ 미국 오바마 대통령, 세계은행 총재 후보 ‘한국계’ 지명, ‘낭보’
더불어 미국이 여태까지 독점했던 세계은행 총재 자리에 한국계 미국인을 후보로 지명하는 초유의 ‘빅 서프라이즈’(Big Surprise)가 발생했다.
선진국과 신흥국들간의 갈등이 심해지면서 지난 23일 세계은행 총재 후보 등록에 앞서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다트머스대학의 김용 총장(사진)을 세계은행 총재로 지명했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이같은 사실을 발표하면서 "세계은행을 이끌 더 나은 지도자는 없다고 생각 한다"며 차기 세계은행 총재로 공식 지명했다.
선진국과 신흥국간의 갈등을 최소화하고 소수자 보호 및 세계 빈곤 퇴치를 명분 삼으면서 미국인의 세계은행 자리를 고수하는 치밀한 정치적 선택이지만 명분과 실리 모두 챙기고 환대를 받는 선택이라는 점에서 “오바마는 역시 탁월하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한국의 교육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의 한국 사랑이 남다르다는 점을 확인했고, 김용 후보가 비록 5살 때 이민을 간 한국계 미국인이지만 한국말도 잘하는 등 미국인보다는 한국성향이 많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특히 유엔(UN) 반기문 사무총장의 선출이 국제정치외교적인 차원이라면 세계은행 총재 자리는 국제금융에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며, 한국의 대외 경제적 지평을 열어가는 데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쾌거 중의 쾌거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지난 23일 오바마 대통령이 김용 총장을 세계은행 총재 후보로 지명하자마자 한국 정부도 바로 “대환영” 입장을 공표하고 나섰다.
재정부 박재완 장관은 공식 성명을 통해 “한국정부는 미국정부가 미국 다트머스대학의 짐 용 김(Jim Yong Kim,한국명 김용) 총장을 차기 세계은행 총재후보로 추천한 것을 환영한다”며 “국제보건 및 개발분야에서 쌓은 폭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은행 개혁과 빈곤 퇴치라는 총재의 소임을 잘 수행할 최고의 적임자”라고 격찬했다.
이어 박재완 장관은 “급변하는 세계경제 여건 하에서 김 총장이 선진국과 개도국간 가교역할도 훌륭하게 수행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며 “한국정부는 2010년 G20 서울정상회의에서 채택한 개발 어젠다를 세계은행이 새로운 총재를 중심으로 더욱 발전시켜나가기를 희망하며, 그 과정에서 세계은행과의 협력 및 필요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지지했다.
재정부의 은성수 국제금융정책국장은 “미국이 선진국과 개도국을 아우를 수 있는 김용 총장을 선택한 것은 탁월하며 우리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최고의 뉴스(Big News)”라며 “국제금융사회에서 한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재정부의 김성욱 국제기구과장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이 밀고 있고 개도국의 불만도 많이 누그러져 김용 총장이 오는 20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선출될 것”이라며 “한국과 세계은행간의 협력 프로그램 등이 진행되면서 일거리가 늘어나 바쁘겠지만 훌륭하게 준비해 나가겠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뉴스핌 Newspim] 이기석 기자 (reuh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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