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차기 세계은행 총재 후보로 김용 다트머스대 총장을 지명한 것이 뜻밖이라는 데 이견은 없어 보이지만 이에 대한 반응은 엇갈리는 모습이다.
23일(현지시간) 오바마 대통령은 "세계은행을 이끌 더 나은 지도자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차기 세계은행 총재로 김용 다트머스대 총장을 공식 지명했고, 이에 따라 다음달 20일로 예정된 세계은행 이사회에서 김 총장의 선출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세계은행 총재직이 주로 금융이나 외교에 배경을 둔 인물들로 채워졌던 점을 감안하면 공중보건 전문가인 김용 총장의 지명은 다소 의외의 선택으로 비쳐질 수 밖에 없다.
물론 한국 태생인 김용 총장을 내세움으로써 미국이 세계은행 총재직을 독식한다는 비난을 어느 정도 피해갈 수 있을 것이고, 세계은행이 보건 분야에 관심을 쏟아왔던 만큼 의사 출신이라는 그의 배경이 어느 정도 유용할 것이란 점에서는 그의 지명에 타당성이 부여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외교나 금융 분야의 기반이 없다는 점은 지명 논란을 불러 일으킬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공식 지명 발표 이후 쏟아진 반응들 역시 논란을 증명하듯 엇갈린 모습이다.
세계은행에 17년간 몸담았던 하버드 케네디스쿨 교수 렌트 프리쳇은 김용 총재 지명을 가리키며 “미국에 부끄러운 일”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포브스(Forbes)와의 인터뷰에서 프리쳇은 김용 총장의 업적은 “자선 봉사”이지 세계은행이 담당하는 복잡한 임무들과는 뚜렷이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펩시 최고경영자인 인드라 누이나 로렌스 서머스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훨씬 적격일 수 있음에도 오바마 행정부가 정치적 비난을 우려해 비겁한 선택을 했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칼럼니스트 크리스토프 스완 역시도 김용 총재 지명이 최선의 선택은 아닌 것 같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세계은행이 보건 분야에 쏟았던 관심을 최근 다른 데로 돌리고 있는 상황인데다가 김 총장이 아직까지는 세계은행 총재라는 자리가 필요로 하는 외교 능력을 거의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심지어 규모가 작은 다트머스대학의 예산 문제와 고집스러운 학생 기구를 다루는데도 어려움을 겪었다며 로버트 졸릭 현 총재와 같은 노련한 외교관들에게도 187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세계은행의 시끄러운 주주들을 상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콜럼비아 대학의 제프리 삭스 이코노미스트는 김총장 지명이 “뛰어난 선택”이라고 평했다.
제프리는 세계은행 역사상 처음으로 총재의 뜻이 빈곤 퇴치라는 세계은행의 궁극적 목표와 일치는 경우라며 그의 지명을 반겼다.
하버드대 공중위생학학부의 훌리오 프랭크 교수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김 총장은 뻔한 세계보건기구(WHO) 관료 출신이 아닌 용기와 추진력을 가진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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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