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동호 기자] 신임 세계은행(WB) 총재 자리를 놓고 미국과 이머징 국가 간의 한판 대결이 예상되고 있다.
오는 23일 후보자 등록이 마감되는 세계은행 총재는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강한 만큼, 누가 총재가 될지에 대한 관심도 높다.
특히 이 자리를 두고 미국과 이머징 국가들이 각각 후보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돼 이들 후보간의 접전이 예상되는 상황.
그간 미국이 독점해온 세계은행 총재 자리를 이머징 국가가 처음으로 가져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머징 국가에서 나이지리아의 은고지 오콘조 이웨알라 재무장관과 콜롬비아의 호세 안토니오 오캄포 재무장관이 세계은행 총재의 최종 후보군에 지명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먼저 나이지리아의 오콘조 장관은 남아프리카를 비롯한 여타 아프리카 국가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콘조 장관은 세계은행 집행이사를 역임했다.
그러나 오콘조 장관은 아직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황. 나이지리아 정부는 오콘조 장관이 아직 총재직을 수행할 의사가 없다고 전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더불어 세계 경제에 막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세계은행의 총재 자리는 줄곧 미국이 독점해왔다. 그러나 최근 브라질의 귀도 만테가 재무장관이 이러한 관행을 비판하며 세계은행 총재 자리를 두고 미국과 이머징 국가의 대결 국면이 만들어지고 있다.
특히 브라질을 중심으로 한 이머징국가들은 세계은행이 세계 각국의 경제부흥과 개발을 위한 국제기구라는 점에서, 미국과 같은 특정 국가가 총재 자리를 독점해서는 안된다고 비판해왔다.
오캄포 재무장관은 "지원자들은 상징성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며 "이머징 국가들도 훌륭하고 믿을 수 있는 지원자들을 배출할 수 있으며, 어쩌면 이들은 미국의 지원자들 보다 더 우수한 인재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이번 세계은행 총재 선거에는 이머징 국가들이 단결된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이들은 지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선출 때와는 달리 보다 조직적으로 선거에 임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하고 있다.
지난해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IMF 총재의 사임 이후 이머징 국가에서 새 총재가 나와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았으나, 결국 프랑스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재무장관이 총재직에 올랐다.
한편, 미국 역시 세계은행 총재 지원 마감 전에는 지원자를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다.
유력한 후보로는 하버드대 총장과 클린턴 행정부 당시 재무장관을 역임했던 로렌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 유엔 미국 대사를 지낸 수잔 라이스, 제프리 삭스 콜롬비아대 교수 등이 거론되고 있다.
미국이 세계은행 총재 선출을 위한 후보자를 내놓을 경우 이머징 국가들은 총재 후보를 단일화 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오캄포 재무장관은 그간 세계은행 총재를 미국이 독점해 왔던 관행을 깨기 위해 이머징 국가들이 협력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췄다.
오는 23일 후보 추천을 마감하는 세계은행 이사회는 후보자가 4명 이상일 경우, 면접에 임할 최종 후보자 3명을 추려낼 예정이다.
세계은행 이사회는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25명의 이사로 구성돼 있으며, 세계은행에 상대적으로 많은 자금을 공급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이 절반 이상의 투표권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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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